일본의 수출금지 조처에도 일본 기업의 반도체가 중국 등 제3국을 거쳐 러시아로 유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구멍이 뚫려 있음이 다시 확인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일 지난해 2월 말 우크라이나 침공 뒤 러시아의 수입 현황을 분석해 보니, 일본 업체명이 적힌 반도체 거래가 약 15억엔(약 13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대부분 중국 등 제3국을 경유해 러시아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3월 미국의 제재에 맞춰 자국 반도체의 러시아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부터 올 3월까지 1년 동안 일본 업체명이 적힌 반도체 거래는 최소 89건이며, 금액은 약 15억엔에 달했다. 금액 기준으로 중국(홍콩도 포함)을 통한 유입이 약 70%를 차지했고, 한국·튀르키예·리투아니아가 뒤를 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도체의 러시아 유입이 대부분 중국 등 제3국을 경유하고 있어 해외 직접 수출을 규제 대상으로 한 일본 법률로는 제동을 걸 수 없다. 우회 경로를 봉쇄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지난 4월엔 인텔 등 미국 회사명이 적힌 반도체가 러시아로 유입된 것이 2300건 이상, 최소 7억4천달러(약 9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반도체도 4분의 3이 중국(홍콩 포함)을 경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