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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특파원리포트] 한일 합작영화, 꿈틀대는 성공의 꿈

등록 2008-12-29 21:39수정 2008-12-29 21:39

김도형 특파원
김도형 특파원
특파원리포트
한국영진위 ‘시놉시스 대회’ 통해 지원작 선정

“자비를 들여서라도 다음번 행사에도 꼭 참가하고 싶습니다. ”

와세다대 재학시절인 1999년 교환학생으로 연세대에 유학한 일본의 젊은 영화 프로듀서 다니구치 히로키(31·얼그레이필름)는 벌써 한국에 대한 좋은 추억 하나가 늘어난 듯했다. 그에게 멋진 추억을 제공한 행사는 지난 14~16일 시즈오카현 이토의 호텔에서 한국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주최로 열린 제2회 ‘한-일 비즈니스 캠퍼스’다.

이번 행사는 한국과 일본의 신진 프로듀서 9명이 제작 준비중인 한-일 합작영화의 시놉시스를 발표하고, 멘토로 참가한 두 나라 중진 영화인들로부터 평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첫번째인 지난 7월 제주도 행사에선 멘토 노릇을 하는 한·일 중진 영화인이 각각 2명과 1명에 불과해 실질적 조언자로서는 미흡한 측면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각각 4명씩 8명으로 늘어났다. 일본에서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드 히미코> 등으로 한국에 널리 알려진 이누도 잇신 감독의 작품을 제작한 오가와 신지를 비롯해 <무지개여신>과 <시니바나>(사후의 명예) 등 화제작을 만든 기타 도시히로 등 중량감 있는 프로듀서들이 멘토로 참가했다.

참가 작품도 진화했다. 조선시대 초량 왜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비밀을 조선 선비와 일본 사무라이가 파헤치는 <바람의 시대>, 베트남 남성과 북한 여성의 30년에 걸친 실제 사랑을 소재로 한 <국경을 넘어서>가 우수상으로 꼽혔다. 영진위는 두 작품이 영화화되면, 시나리오 번역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밖에 이명세 감독이 일본의 전설적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의 전략병법서를 각색한 80억원의 대작 <청춘은 잔혹하다>부터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텐텐> 등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를 만들어온 미키 사토시 감독이 재일한국인 3세의 이야기를 다룬 1억8천만엔짜리<도레미파> 등 소품영화까지 다양하게 선보였다.

영진위 통계를 보면 한-일 합작영화는 2007년 현재 자본참여를 포함해 69편이나 제작됐지만 흥행 성공작이나 화제작은 손에 꼽히는 정도다. 감수성과 제작방식의 차이와 역사 문제 등이 자유로운 창작 의욕의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오가와 신지의 주제발표는 합작영화의 이런 어려움을 드러냈다.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힘드는 데 합작영화는 더욱 힘들다. 통역을 통해서 이야기하면 시간도, 경비도 1.5배 들고 문화 차이로 인한 독창성 문제도 생긴다. 나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을 베트남계 프랑스인에게 감독을 맡겨 5년째 제작중인데 처음 2~3년간 죽이고 싶을 정도로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겼다.”

그러면서도 그는 ‘왜 굳이 합작영화를 만들려는지’ 물으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합작이든 자국영화든 훌륭한 작품을 만든다는 이상에 대한 충성심”이라고 강조했다.

이토/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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