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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특파원리포트] 가나자와 연간 관광객 700만명
전통과 현대 ‘조화가 이룬 성과’

등록 2009-02-16 20:18수정 2009-02-16 20:19

김도형 특파원
김도형 특파원
지난 6일 밤 일본 북부 내륙 이사키와현 가나자와의 겐로쿠엔 공원. 일본 3대 정원의 하나로 일컬어지는 이곳에서 특별한 행사가 시작됐다. 눈에 부러지지 않도록 소나무 가지를 새끼줄로 매달아 올리는 ‘유키즈리’에 조명을 비추는 광경을 연출하자 관광객들이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연못 근처의 유키즈리 6그루는 제 모습을 연못에 비춰내며 더욱 환상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오쿠라마 시게무라 관리사무소 주간은 “수령 120~200년 된 160그루의 소나무를 대상으로 한 유키즈리 조명 행사는 1978년 시작된 이후 가나자와의 자연미와 정취를 한껏 뽑아내는 겨울 풍물로 잡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나자와는 교토와 함께 일본의 대표적인 전통·문화의 도시로 꼽힌다. 연간 관광객만 700만명이 다녀간다. 그러나 과거의 영광만을 파는 게 아니다. 100년 이상된 전통의 가게들도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한다.

매년 2월 한달 동안 열리는 ‘푸드 페스티벌 가나자와’도 그런 노력의 하나다. 1985년부터 관광객들은 가나자와의 오래된 가게들에서 저명인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게 등 이시카와현의 겨울철 특산물을 맛보거나 도심공원의 노점상에서 겨울의 미각을 즐길 수 있다. 이 행사를 처음 기획한 아사다 히로히사 ‘아사다야’ 사장은 “이시카와현의 겨울은 먹거리가 가장 풍부한 계절인데도 관광객이 가장 적은 시기라는 점에서 착안해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행사 전에는 2월의 겐로쿠엔 입장객이 가장 적었으나 지금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창업 138년을 맞은 여관 겸 요정인 ‘아사다야’ 자체도 변화하는 현실에 맞게 변신을 거듭했다. 35년 전까지 30개였던 객실을 4개로 크게 줄이고 요리를 특화해 살아남았다. 하루 숙박료가 6만엔 정도이지만 3년 전 미국의 록펠러 일가가 전세를 내 묵을 정도로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아사다 사장은 “금융위기가 시작된 이후 유럽 손님이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창업 386년 된 일본술 양조회사 ‘후쿠미쓰야’는 쌀 발효액을 이용해 고급 화장품을 생산하는 등 양조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화로 주목을 끈다. 와인잔에 도자기 손잡이를 접목시킨 도자기 장인의 이야기나, 일본 전통의 ‘사칸’이란 미장기술을 예술의 한 장르로 발전시킨 기업들도 가나자와만의 특색이다. 미술관도 전통예술 분야를 주로 전시하는 이시카와 현립미술관과 ‘동네에 열린 공원과 같은 미술관’을 지향하는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이 나란히 공존한다.

전통에 안주하지 않고 현실의 변화에 발맞춰 끊임없이 변신하려는 노력은 이곳 재래시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1721년 개설된 재래시장 ‘오미츠’는 세계적 불황에 맞서기 위해 300년 가까이 계속된 전통을 깨고 지난해 12월부터 일요일 영업을 시작했다.

가나자와/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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