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부와 5일 도쿄 긴자의 유명 철판구이집에 식사를 하기 앞서 사진을 찍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미국과 일본이 지금보다 더 가까웠던 적은 없었다.”
5일 저녁 7시40분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만찬을 하기 위해 도쿄 긴자의 고급 철판구이 식당 ‘긴자우카이테이’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양국) 관계는 정말로 대단하다. 나와 아베는 서로를 좋아하고 두 나라도 서로를 좋아한다. 북한과 무역, 그리고 다른 문제들을 포함해 다양한 주제들을 토론할 것이다”라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는 대통령 전용 리무진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부를 태우고 식당으로 향했으며, 미-일 양국 정상을 태운 차량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교통통제로 텅 빈 도로를 유유히 질주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쇠고기 스테이크에 케첩을 뿌려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와규’(지방이 많은 일본 쇠고기) 스테이크와 닭새우 요리가 유명한 이 음식점을 골랐다. 이 식당 홈페이지를 보면 저녁 스페셜 코스요리는 1인당 2만9160엔(약 28만원)이다. 정상 간 식사는 보통 방문국의 문화와 특색에 맞는 음식을 준비하지만, 일본 정부는 개인 취향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호를 고려해 신경을 썼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머리가 붙은 생선을 싫어한다는 등 그의 음식 취향을 이번 순방국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 동안 두 정상은 네 끼의 식사를 함께 한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부터 미리 꼼꼼하게 준비한 매뉴얼대로 트럼프 대통령을 환대했다. 아베 총리는 정오께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 클럽하우스 앞에서 미리 기다리다가 트럼프 대통령을 맞았다. 앞서 3일에는 이날 회동을 대비해 아베 총리가 미리 골프 연습도 했다. 골프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2020년 도쿄올림픽 골프경기장으로 쓰일 예정인 이곳을 골랐다. 두 정상은 “도널드와 신조가 동맹을 더 위대하게 할 것”이라고 쓴 흰 모자에 사인도 했다. 이들은 골프를 치기 앞서 클럽하우스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재료로 쓴 햄버거로 점심을 함께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사이타마현 골프장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골프를 치고 있다. 트럼프 트위터 영상 갈무리
이날 골프 회동엔 세계 랭킹 4위인 일본 프로 골프 선수 마쓰야마 히데키도 동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마쓰야마와 함께 골프를 치고 싶다고 요청했다. 마쓰야마의 동행에 대해서 일본 내에서도 스포츠 선수를 정치에 동원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아베 총리는 골프 회동 뒤 “어려운 이야기도 나오고 깊이 있는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트럼프와 같이 골프를 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는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와 함께 긴자에 있는 진주로 유명한 보석 상점에 들렀다. 담당자가 진주의 산지를 설명했으며 해녀도 동석했다.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가 긴자에서 아베 신조 총리의 부인 아키에와 함께 보석점을 구경하고 있다. 멜라니아 옆으로 해녀의 모습도 보인다. 멜라니아 트위터 갈무리
일본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 경호를 위해서 역대 미국 대통령 방일 중 최대 규모인 2만1000명을 동원했다. 6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영빈관 주변 등에선 경찰이 집중 검문검색을 하고 있으며,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테러제압부대도 배치했다.
<엔에이치케이>(NHK) 등 일본 방송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가 이날 도쿄 요코타 미군기지에 착륙하는 모습부터 골프장 이동, 만찬 식당으로 향하는 모습 등을 생중계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