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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네타냐후와 푸틴, 나쁜 놈들 전성시대 [유레카]

등록 2023-10-31 15:54수정 2023-11-01 02:42

이스라엘은 미국의 강력한 우방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제재하는 서방의 행렬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러시아는 특수관계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향한 적대감을 공통분모로 급속히 가까워졌다. 러시아가 전쟁을 치렀던 체첸 반군과 이스라엘의 숙적인 하마스와 헤즈볼라 모두 이슬람 근본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두번째 임기(2009~2021)에 시리아 내전이 시작되면서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시리아 국경을 넘나들며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횟수가 늘었는데, 이스라엘은 시리아 제공권을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의 허락 아래 시리아발 미사일을 요격하고 발사 지역에 들어가 단독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네타냐후는 푸틴과의 악수 사진을 자신이 속해 있는 리쿠드 당사 벽에 걸기도 했다. 일종의 ‘스트롱맨 연대’다.

이스라엘과 러시아는 인적 네트워크로도 긴밀하게 엮여 있다. 이스라엘은 어머니가 유대인이면 유대인으로 인정해 시민권을 주는데, 소비에트연방(소련) 붕괴 이후 동유럽 출신 유대인 이민자들이 잇따라 이스라엘 국적을 취득한 데 이어,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에는 유대계 러시아 신흥 재벌인 올리가르히 다수가 미국과 유럽연합의 제재를 피하려 이스라엘로 몰려들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이민 행렬이 이어진다. 전세계 유대인들의 ‘알리야’(이스라엘 귀환)를 관장하는 ‘유대 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에서 이스라엘로 온 이민자는 4만3685명으로 전년 대비 5배가량 급증했다.

‘사피엔스’의 작가 유발 하라리(예루살렘히브리대학교 교수)가 최근 워싱턴포스트 칼럼에서 지적했듯이, 이스라엘은 “수십년간 수백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점령 상태에” 두고 정체성 말살 정책을 펴고 있다. 부패 혐의로 실각했다가 지난해 11월 총선을 통해 총리로 복귀한 네타냐후는 유대교 근본주의 정당인 ‘종교적 시오니스트당’이라는 “메시아적 광신자들”과 연정을 구성했다. 이들은 요르단강부터 지중해에 이르는 ‘유대 국가’ 건설을 목표로 삼는다.

‘한때 우리와 같은 나라였으니 우크라이나도 우리 땅’이라는 러시아와 ‘2천년 전에 우리 땅이었으니 팔레스타인은 우리 땅’이라는 이스라엘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 팔레스타인 눈으로 보면, 이스라엘 정부도 근본주의자들이다.

이재성 논설위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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