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리트위트(RT)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지난 2월 말 트위터에 가입했다. 24일 오후 현재 189건의 글이 영어로 올라와 있다. 꾸준히 늘어나는 팔로어는 어느덧 46만명이 넘는다. 다만 누구도 팔로하지 않는다. 팔로 숫자가 0이다.
그러던 달라이 라마가 지난달 21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 누리꾼들과의 ‘대화’를 경험했다. 미국에 망명한 중국인 반체제 작가 왕리슝이 추진한 인터뷰로, 달라이 라마의 답변은 왕리슝의 트위터 계정으로 중계했다. 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1959년부터 인도 망명중인 달라이 라마가 본토 중국인들과 교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트위터를 쓴다는 것 자체가 일단 걸림돌이었다. 중국 서버를 통한 트위터 접속은 지난해부터 차단된 상태다. 다만 우회 경로가 있어 아주 불가능하진 않다. 언어도 장벽이었다. 인터뷰에서 왕리슝은 중국어,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어를 썼다. 트위터에는 중국어로 통역한 달라이 라마의 말이 올라갔다. 인터뷰는 베이징 시각 오후 8시30분부터 고작 한시간 동안 진행했을 뿐이다. 준비한 질문 280여개를 다 소화하기는커녕, 여덟개를 다루는 데 그쳤다. 실시간 질의·응답은 언감생심이었다. 결코 활발한 대화는 아니었다. 어찌보면 트위터답지 않았다. 그러나 내용에 대한 시비는 있을지언정, 방식에 대한 시비는 찾기 힘들다. 중국 누리꾼도 참가한 인터넷 투표로 질문 내용을 접수·결정한 과정이나 어렵사리 진행한 트위터 중계는 분명히 ‘소통’이었기 때문이다.
이번주 불거진 문화방송 김주하 앵커의 트위터 논란과는 대조적이다. 애초 시비는 ‘팔로어가 몇만인데 팔로는 고작 여섯이냐. 소통하지 않는다’는 한 누리꾼의 지적에서 불이 붙었다. 김 앵커는 ‘나름의 방식대로 소통하고 있다’고 되받았다. 다른 논점은 차치하더라도, 팔로와 소통을 동일시하는 시각은 설득력을 잃는다. 트위터든 팔로든 소통을 편하게 해주는 수단일 뿐이다. ‘트이고 통하다’는 뜻의 소통에선, 얼굴을 맞대지 않는 한 애초부터 모든 게 걸림돌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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