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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트위터 브리핑] 빈라덴 사망 특종은 다행이었지만 / 김외현

등록 2011-05-12 20:00

“오사마 빈라덴을 죽였다고 믿을만한 소식통이 알려줬다. 이런!”

미국 동부시각으로 지난 1일 밤 10시25분 트위터에 올라온 이 메시지는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앞서 약 40분 전 백악관은 10시30분 대통령 긴급담화를 예고한 터, 대기하던 일부 기자들은 빈라덴 관련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었다. 위 글은 이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곧이어 몇몇 국방부·백악관 관리들이 익명을 전제로 언론에 같은 내용을 전했다. 방송사들은 10시45분께 일제히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특별방송에 돌입했다. ‘최종 확인’이었던 대통령의 긴급담화는 예정보다 1시간 늦어진 11시35분에야 나왔다.

신문·방송보다 한발 앞선 특종이었던 이 트위트에 많은 이들이 주목했다. 주인공은 부시 행정부의 국방장관 수석보좌관이었던 키스 어번이었다. 어번은 다음날 인터뷰에서 “전통 매체들이 내 트위터에 특종을 빼앗겨 풀이 죽었다. 그들의 불안감이 볼만하다”며 으쓱했다.

어번의 글이 빠르긴 했지만, 사실 그는 확신이 없었다. 오보를 책임질 생각도 없었다. 어번은 글을 올린 뒤 곧바로 트위터에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짜이길 기도합시다”라고 적었다. 뒤이어 한 블로거가 “전에도 그런 얘기 있었잖아요”라는 댓글을 달자 “그러게요”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대통령 발표 때까지 그는 “뭐라고 하나 봅시다. 잘못된 정보일 수도 있고 그냥 소문일 수도 있어요”라며 빠져나갈 구멍도 만들었다. 나중에 그는 “믿을만한 소식통”의 정체가 군이나 정보당국자가 아니라 한 방송사 프로듀서였다고 털어놨다. 결과적으론 특종이었지만, 빗나갈 소지를 다분히 안고 날린 속보였던 셈이다.

트위터 자체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다. 뜬소문의 진앙이 될 공산이 크다. 결과적으로 맞아들어간 소수의 트위터발 뉴스가 이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다수의 집단적 판단에 근거해 믿음직한 이용자와 중요한 뉴스를 발굴하는 방식이 이른바 ‘소셜미디어’에 거는 기대다. 하지만 요즘 통계를 보면 정작 주목받는 이용자와 뉴스는 연예인과 그들의 소식이란 현실에 다소 갸우뚱하게 된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이 주의 리트위트(RT)

● @aliphex


미국 어머니날을 기념하며 ESPN 스포츠센터에 등장하는 모든 유명 앵커, 해설가, 칼럼니스트의 자막 이름을 ‘누구(실명)의 아들’이라고 대신했습니다. 작지만 의미있고 기발한 아이디어.

● @siennastory

백 명을 기쁘게 해주는 일과 한 명을 외롭지 않게 하는 일이 나란히 있을 때 후자를 선택하는 것 또한 용기라고 나는 믿는다. 이런 의미에서 용감한 사람이 되고 싶다.

● @flyingyum7

방금 지하철 2호선 아저씨 안내방송 “아까 덥다고 해서 온도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춥다고 해서 다시 올렸습니다. 계속해서 덥다 춥다 민원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저씨 힘내세요!!

● @callipop

8㎝ 하이힐을 신고 하루죙일 서서 일한 내레이터 모델이 일 끝나고 퇴근하며 12㎝ 힐로 갈아신는 모습에서 근성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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