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리트위트
미국의 사회학자 마크 그래노베터 스탠퍼드대 교수가 사회관계망에 대해 고찰한 <약한 고리의 힘>이 나온 것이 1973년이었다. 그래노베터는 이 논문에서, 개인적 인맥을 통해 구직에 성공한 이들의 수가 광고나 헤드헌터 같은 ‘공식적’ 경로를 활용한 경우의 거의 3배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게다가 실질적인 도움을 준 ‘인맥’의 80%는 “가끔 만나는” 또는 “거의 안 보는” 사람들이었다. 대부분의 삶을 공유하는 “자주 보는” 사람들보다 외려 새로운 정보를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노베터는 이를 ‘약한 고리’라고 명명했다.
그는 사회운동에서도 약한 고리가 필수라고 봤다. 예컨대 1960년대 보스턴의 한 이탈리아인 거주지역은 도시 재개발 정책을 막지 못했다. 가족만큼 ‘강한 고리’를 가진 끈끈한 집단만 여럿 모여 있는 지역이었다. 반대 여론이 있었지만, 집단과 집단 사이에 연결고리가 없었다. “어떤 사람이 집단 내 모든 구성원에게 연결돼 있지만 집단 밖에는 아무 연결고리가 없다고 가정해 보자. 전단지나 방송 등을 통해 뭔가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중적 매체에서 뭔가 소식을 알게 되더라도 개인적 지인으로부터 같은 소식을 접하지 않으면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 실제로 약한 고리가 풍부했던 다른 지역에서는 비슷한 시기 대대적인 재개발 정책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예도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전형적인 약한 고리로 보인다. <블링크> <아웃라이어> 등의 지은이 맬컴 글래드웰도 <뉴요커> 최근호에서 “소셜미디어는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구축된다. 인터넷은 이런 ‘먼 관계’의 힘을 매우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줬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사회변혁에는 회의적이다. 약한 고리가 “위험성 높은” 사회운동으로 이어지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이 잡담뿐이라면 몰라도, (1960년 흑인 연좌농성의 원인이 됐던) 백인 전용 좌석이 아직 있다고 여긴다면, 그만했으면 좋겠다.” 이를 계기로 미국에서도 흥미로운 논쟁이 시작되었다. 트위터는 과연 세상을 바꿀 것인가.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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