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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백승종의 역설] 지지율의 허실

등록 2011-01-07 20:24

백승종 역사학자
백승종 역사학자
정당 또는 정치인에 대한 지지도가 매달 조사 발표된다. 만약 집권정당의 지지율이 30% 이하로 떨어지면 정국 운영에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본다. 20% 이하의 지지율은 정권퇴진의 위기로 해석되기도 한다. 정치인을 통제하기란 워낙 어려운 일이지만 지지율이라는 당근과 채찍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대통령의 지지율 조사가 시작된 것은 1937년 미국에서였다. 조지 갤럽은 인구비례를 고려해 여론조사 대상을 최소화했다. 다른 조사기관들이 수백만통의 우편 설문조사를 벌인 것과 대조적이었다. 갤럽의 독창적인 여론조사는 저비용에 고효율을 보장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당선을 옳게 예측했고, 1945년 영국의 총선거에서도 일찌감치 노동당의 승리를 점쳤다. 지지율 조사는 점차 각국으로 퍼져나갔다.

미국 대통령들은 평균 45%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임기 중 지지율 등락이 극심했던 미국 대통령은 해리 S. 트루먼이다. 부통령이었던 그는 1945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급서하자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그해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을 매듭지었고, 덕분에 트루먼의 지지율은 87%까지 치솟았다. 그의 재임 중에는 말썽도 많아, 조지프 매카시 의원 등은 공산주의자를 무차별 탄압하기도 했다. 1952년 트루먼의 지지율은 22%까지 떨어져, 더 이상의 연임은 불가능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10% 이하로 추락했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50%를 넘어섰다고 한다. 집권당의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박근혜 의원의 지지율 역시 30%를 넘어섰단다. 벌써 여권 일각에서는 대세론까지 나온다. 하지만 지지율이란 변화무쌍한 것이기도 한데다, 사회 분위기가 지금처럼 꽁꽁 얼어 있으면 조사 자체의 신빙성에도 문제가 생긴다. 작년의 지방선거도 여론조사와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던가. 보복이 두려워 시민이 제 생각을 말하지 못할 형편이 되었다면, 이 나라 민주정치는 이미 실종된 것이다.

백승종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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