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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백승종의 역설] 콥트교회(Coptic Church)

등록 2011-01-14 21:13

백승종 역사학자
백승종 역사학자
새해 벽두 자살폭탄 사건으로 세인의 관심을 끈 이집트의 토착교회다. 콥트교회(Coptic Church)란 이름은 640년 정복자 이슬람이 기독교도를 냉대하면서 비롯되었다. 이 교회는 고대 이집트의 국제도시 알렉산드리아에 창립되었으며, 마르코 복음의 저자가 초대 주교로 활약했다.

초창기 이 교회는 학문의 중심이었다. 알렉산드리아에 세워진 신학교는 신학뿐만 아니라 과학, 수학 및 인문학도 당대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 로마를 비롯해 각지의 이름난 신학자들이 앞다퉈 찾아왔다. 또한 콥트교회는 사상 초유의 기독교 수도원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3세기 후반 은자 바울과 안토니우스는 신앙 쇄신운동을 이끌었다. 그들이 제정한 수도원 규칙은 그리스어와 라틴어로 번역되어 오늘날까지 빛을 발한다. 이집트의 수도자들은 청빈과 복종을 계율로 삼았고, 노동을 통해 자급자족의 공동체 생활을 꾸렸다.

그들은 나일강가에서 밀농사를 짓는가 하면, 바구니 짜기를 비롯한 각종 수공업에도 종사했다. 그들의 수도원 운동은 5세기 말 정점에 달했다. 당시에 건립된 수도원들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건재하다. 이밖에도 콥트교회는 단식의 전통이 있다. 성탄절과 부활절을 성스럽게 맞이하려고 그들은 40일 또는 55일간 금식하는데 곡기를 완전히 끊지는 않는다. 밤에는 약간의 채식이 허용된다.

451년 로마교회는 이 교회를 이단으로 몰았다. 평신도의 입장에서는 전혀 문제될 것도 없는 교리상의 사소한 차이 때문에 박해가 시작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나중에는 이슬람의 박해까지 겹쳐 고난의 교회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금도 콥트교회는 정체성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쓴다. 한국의 배부른 기독교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정부의 종교차별이 사회문제로 제기되어 있는 요즘, 소망교회 목사들이 폭행 사건을 일으켰다. 권력자가 이 권력형 교회의 본산에 친히 전화까지 걸어 위로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공정사회를 향해 내디딘 새해의 힘찬 첫걸음이다!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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