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리트위트(RT)
‘한 번 떨어졌는데 기회를 다시 줬다고? 무슨 방송프로그램인데 난리야? 주말이면 가족 나들이 갔다가 외식하느라…. 그나저나, 또 무명 가수 발굴인가? 아냐? 노래 잘하는 가수들을 모아서 경쟁시킨다고?’ 인터넷엔 일주일 내내 기사가 쏟아진다.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이용자들도 한마디씩 덧붙인다. 결국 지난 방송분을 찾아서 보게 된다. 듣기 좋은 음악은 따로 구입해서 내려받는다. 이번 주말엔 외출을 포기하고 온 가족이 텔레비전 앞에 앉기로 한다. 무엇이 주말 저녁을 텔레비전 앞에서 보내게 했을까? 과연 자발적인 관심일까?
‘학력 위조했던 그 여자가 책을 냈어? 그런 책을 꼭 봐야 하나? 접때 그 양반한테 미안하지도 않나? 그나저나, 연애사는 사실일까? 그 샌님 같던 전직 총리도 수작을 걸었다고? 기자한테 성추행도 당했어? 게다가 그 기자가 지금 한가닥 하는 인물이야?’ 쏟아지는 기사를 클릭하며 물음표의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어머어머’ 하면서 에스엔에스로 주변에 알리고, 또 새로운 소식도 듣는다. 책이 불티나게 팔린다는 기사도 있다. 서점에서 책을 산다. 무엇을 위한 지출일까? 과연 순수한 호기심이었을까?
<나는 가수다>도 <4001>도 끊임없이 화젯거리를 양산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뜻밖의 성과라면 운이 좋은 것이겠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의도했을 것이다. 엠비시는 온종일 자사 채널을 통해 이 프로그램을 홍보했고, 한참 조용하던 신정아씨는 최근 부쩍 언론 노출이 잦았다. 결과적으로 인터넷 시대의 특징을 잘 이용한 마케팅(또는 상술)의 성공이다. 소비자들은 딱히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기꺼이 금전적·시간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
필요한 재화를 합리적으로 선택해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경제학 교과서에만 존재한다. 그렇다고 소비자가 시끄러운 데 무조건 끌리는 바보일까? 3차원(3D) 티브이를 놓고 서로 ‘내 방식이 낫다’며 욕설까지 동원한 삼성과 엘지의 비방전에는 그다지 반응이 없다. 이유는 아마도, 상품에 매력이 없거나, 소비자가 구매력이 없거나, 두 회사 속내가 빤히 보이거나.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연재트위터브리핑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