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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백승종의 역설] 공포로부터의 자유

등록 2012-04-16 19:31

백승종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백승종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이달 초 미얀마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있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아웅산 수치의 국민민주연맹(NLD)이 45개 의석 중 40석을 휩쓸며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군사정권은 아직도 미얀마 의회(664석)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미얀마의 봄은 꽃샘추위를 넘어야 한다.

수도 양곤의 자유로운 공기는 과연 언제까지 보장될 것인가. 독재자의 아량과 그것을 마지못해 용인한 군부의 전술은 시곗바늘을 내일이라도 뒤로 돌릴 수 있다. 민주화운동의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의 건강상태도 정치적 변수다. 이번에 미얀마 군부한테 양보를 얻어낸 서방세계의 우호적 개입이란 것도 가변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역사가 말해주듯, 서방세계는 민주주의를 앞세워 제3세계를 압박하다가도 무슨 사정이 있기만 하면 냉정과 무관심으로 방향을 선회하기 일쑤다. 우리가 아직도 ‘미얀마의 봄’을 마음껏 노래하지 못할 까닭은 이렇듯 다양하다.

미얀마는 결국 잘될 것이다. 아웅산 수치라는 인물이 있어서다. 그는 1989년부터 오늘날까지 파렴치한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싸워왔다. 젊은 시절부터 간디의 비폭력사상에 심취한 그는 미얀마가 나아갈 길도 거기서 발견했다. 1990년 유럽의회로부터 사하로프상을 받은 그는 감동적인 연설문을 썼다.

“문제는 권력이 아니라 공포심입니다. 권력의 상실에 대한 공포야말로 권력을 휘두르는 자들을 부패시킵니다. 또 권력의 괴롭힘에 대한 공포 때문에 그 지배를 받는 사람들도 부패하게 됩니다. (중략) 자유, 민주 및 인권을 외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계속 투쟁해야 합니다. 진리를 수호하기 위한 희생과 욕망의 부패를 막고 악의와 무지 및 공포에 저항하기 위해서 단호한 투지가 필요합니다.” 자와할랄 네루 역시 공포로부터의 해방을 강조했다. 마음속에 권력에 대한 일체의 공포심을 없애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죽는다. 총선은 야당의 패배로 끝났다지만 민간인 사찰 문제가 여전히 중요한 이유다.

백승종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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