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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빌 게이츠와 ‘팬데믹’ / 곽정수

등록 2020-02-05 14:19수정 2020-02-06 02:4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맹위를 떨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로 세계 최대 부자로 불리는 빌 게이츠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는 그동안 기회있을 때마다 대규모 전염병의 위험성을 경고해 왔다. 신종 코로나가 발병하기 불과 한달 전인 지난해 11월 넷플릭스가 내놓은 다큐멘터리 ‘다음번 팬데믹(The Next Pandemic)’에서 “새로운 전염병이 크게 유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팬데믹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전염병을 뜻한다. 다큐멘터리는 바이러스가 출몰할 후보지로 중국의 수산시장을 꼽았는데, 실제 신종 코로나의 첫 확진자는 우한 화난수산시장의 노동자였다. 놀라울 뿐이다.

2017년 열린 ‘뮌헨 안보 콘퍼런스’에서는 “핵무기가 수백만명을 죽일 수 있지만, 테러리스트가 바이러스를 활용한다면 수억명도 죽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팬데믹을 기후변화, 핵전쟁과 함께 인류의 3대 위협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소신을 행동으로 옮겼다. 세계 보건의료 확대 등을 위해 2000년 자신과 부인의 이름을 따서 ‘게이츠재단’을 만들었다. 재단 자산은 468억달러(약 56조원)에 달하는데, 대부분 두 사람이 기부한 것이다. 재단은 신종 코로나 퇴치를 위해 1천만달러를 내놨다.

미국에선 명사들이 재단을 만들어 재산의 대부분을 기부하는 일이 잦다. 미국 자선활동 전문지 <크로니클 오브 필랜스로피>는 매년 기부를 가장 많이 한 50명(쌍)의 명단을 발표한다. 2017년에는 게이츠 부부가 48억달러로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2위는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저커버그 부부(20억달러), 3위는 델 컴퓨터의 창업자 마이클 델 부부(10억달러)가 차지했다.

한국의 부자는 기부에 인색하다는 평이 많다. 삼성 이건희 회장 일가는 2006년 재단에 8천억원을 기부했다. 하지만 안기부 엑스(X)파일사건 직후 대국민사과의 일환으로 이뤄져 순수 기부와는 거리가 있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도 재단에 총 6500억원 어치의 주식을 기부했다. 이 역시 불법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에 1조원 출연을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순수한 의미로는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관정이종환재단’에 1조원을 기부한 게 최대다. 한국 부자들은 언제나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대신 사회를 위해 쓸 생각을 할까?

곽정수 논설위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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