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언택트’ 시대 스포츠 이데올로기

등록 2020-05-10 17:57수정 2020-05-11 02:37

5일 프로야구, 8일 프로축구가 개막하면서 현장에선 안도의 목소리가 들린다. 프로야구는 시즌 144경기 완주를 다짐하고 있고, 프로축구도 시즌이 27경기로 축소돼 600억 안팎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선방했다는 분위기다.

접촉하지 않는다는 뜻의 ‘언택트(Untact) 시대’를 맞아 팬들은 경기장에 갈 수 없지만 텔레비전이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스포츠에 접속한다. 구단은 주요 수입원인 티켓을 팔지 못하고 있지만, 리그를 재개하면서 중계권과 광고 계약은 지킬 수 있게 됐다. 스포츠 산업적 관점에서 보면 동력이 생겼다.

심리적 측면에서 한국의 양대 프로 스포츠 개막의 효과는 더 크다. 프로야구는 종주국 미국이나 국민적 인기를 누리는 일본에 생중계된다. 프로축구는 본고장인 영국을 비롯해 중국, 오스트레일리아까지 36개국에서 한국의 경기를 보고 있다. 한국 프로 스포츠의 희소가치 덕분이다.

영국의 <이브닝 스탠더드>는 “유럽의 축구팬들이 대륙 전체로 돌아오는 아름다운 축구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것은 신의 선물”이라며 K리그의 중계를 반겼다.

정준영 방송통신대 교수는 “언제나 같은 시기에 시작되고 같은 시기에 종료되는 프로 스포츠의 시즌을 보면서 팬들은 일상의 안정성을 확인하고 만족감을 느낀다. 근대 이전의 제의가 안정된 시간 감각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듯이 시즌제는 일상의 기본 틀이 변화 없이 언제까지 되풀이되리라는 점을 가르쳐준다”고 했다.(<열광하는 스포츠 은폐된 이데올로기>)

과거에 상상하지 못했던 무관중 경기 상황에서 대중매체는 다양한 중계 화면과 스포츠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언택트 시대의 변화에 맞선 적응이다.

프로야구 관계자는 “팬들이 야구를 직관하는 것과 중계를 보는 것은 다르다. 한국 고유의 응원 문화도 있다. 코로나19 뒤에도 그런 것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다만 언택트 시대에 대비한 유튜브 활용 등의 대책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스포츠가 무차별적 경쟁과 승리의 정당화로 권력구조나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정치적 수단으로 쓰인다는 비판도 받지만, 코로나19 시대에 희망과 안정감을 주는 기능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김창금 스포츠팀장 kim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