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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실내 마스크 해제…바이러스가 남긴 상처 치유해야

등록 2023-01-20 18:00수정 2023-01-20 18:08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20일 오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정례브리핑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20일 오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정례브리핑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30일부터 병원과 대중교통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2020년 10월13일 다중이용시설 중심으로 의무제가 도입된 이후 27개월여 만이다.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착용 의무를 유지해온 나라는 한국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부가 ‘의무 해제’ 대신 ‘착용 권고’라고 표현하는 데서 보듯, 방역의 무게중심이 개인으로 넘어간 것으로 봐야 한다. 특히 노인 등 감염 취약계층에는 각별한 주의와 보호가 필요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1단계를 3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애초 4가지 평가 기준 가운데 2가지가 충족되면 1단계 조정을 검토하기로 했는데, 이미 3가지가 충족됐다고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만큼 신중한 결정이었다고 할 만하다. 또한 요양병원·장기요양기관,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복지시설, 의료기관·약국 등 감염취약시설과 모든 대중교통수단들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7일 격리 의무도 계속 유지된다.

이번 조처에 따라 온종일 실내에서 일하는 이들이 갑갑한 마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학생들이 교사와 급우들의 얼굴을 보며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은 더없이 반갑다. 그동안 급우들의 얼굴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 관계 형성에 서툰 세대가 나타날 거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특히 마스크 착용이 영·유아기의 언어 발달을 어렵게 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기도 했다. 한시름 놓게 됐다. 다만, 마스크 없이 긴 시간 교실에서 지내는 환경은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방역 지도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60살 이상 고령층은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집단이다. 지난해 7~11월 20·30대의 치명률이 0%였고 40·50대도 0.10%였던 데 비해, 60살 이상은 같은 기간 0.21%에서 0.32%로 외려 늘었다. 연로한 환자가 대다수인 요양병원 등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동안에도 방역 기준이 완화될 때마다 고령층에서 피해가 도드라졌다. 이번 조처로 고령층의 백신 접종은 한층 중요해졌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는 건 코로나19라는 길고 어두운 터널의 출구가 가까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정적인 방역 관리와 함께, 이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에 남긴 상처를 살피고 치유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 무엇보다 크게 벌어진 사회적 격차를 줄이는 대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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