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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선 공약 백지화에도 ‘국토부 문제’라는 대통령실

등록 2023-07-09 18:00수정 2023-07-10 02:42

지난해 7월 경기도 양평군이 고속도로 노선안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회신 요청에 답한 내용. 검은색 노선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원안이고, 녹색 노선(1안)은 강하면에 나들목(IC)을 신설하기 위해 남쪽으로 일부 조정한 안이다. 나들목 신설을 하려면 종점을 강상면으로 옮긴 2안으로 해야 한다는 국토부 주장과는 다르다. 국토부는 지난 5월 2안을 변경안으로 내놓았다.
지난해 7월 경기도 양평군이 고속도로 노선안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회신 요청에 답한 내용. 검은색 노선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원안이고, 녹색 노선(1안)은 강하면에 나들목(IC)을 신설하기 위해 남쪽으로 일부 조정한 안이다. 나들목 신설을 하려면 종점을 강상면으로 옮긴 2안으로 해야 한다는 국토부 주장과는 다르다. 국토부는 지난 5월 2안을 변경안으로 내놓았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과 일방적인 백지화 선언으로 온 나라가 어지럽다. 그런데 대통령실은 연일 “국토교통부에서 알아서 할 문제”라며 불똥이 ‘용산’으로 번지는 걸 막으려 안간힘을 쓴다. 장관이 일방적으로 대통령 공약 사항을 파기 선언했음에도 대통령은 ‘나는 모르는 일, 알아서 하라’는 식의 비상식적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갑작스러운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건 지난 6일이다. 앞서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끝낸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강상면으로 변경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많은 곳이다. 그런데 누가, 언제, 어떻게 변경했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않고 말이 자꾸 바뀐다. 의혹은 그래서 더 커졌다. 그런데 원 장관의 갑작스러운 백지화 선언은 국민의힘은 물론 국토부 안에서도 미리 알지 못해 도대체 누구와 상의하고 이러는지 또 다른 의혹을 더하고 있다. 원 장관은 다음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나와 윤석열 대통령과 상의 없이 본인이 혼자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원 장관 말이 전혀 믿기지 않지만,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후 대통령실 반응은 비상식적이다. 대통령실은 원 장관의 백지화 선언 당일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공식 입장을 낸 적이 없다. 익명으로 “국토부를 총괄하는 분의 결정” “논의는 국토부와 여야에서 진행”이라는 말만 반복한다. 원 장관이 백지화 발표 전에 대통령에게 보고는 했는지 아무리 물어도 대통령실은 분명하게 답을 못 한다.

비겁하다. 갑자기 장관을 허수아비 만들고 불쑥 나설 땐 언제고, 여론이 불리하다 싶은 사안에는 숨어서 눈치만 살핀다. 대통령 관심사안에는 목소리를 높이고, 국민 관심사안에는 침묵한다.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대통령 공약 사항이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통령 공약 사항을 장관이 일방적으로 백지화해도 “장관이 알아서 하는 일”이라고 하는 건가. 윤석열 정부가 언제부터 이렇게 관대했나. 대통령을 허수아비 만들었으니, 엄히 꾸짖고 경질해야 될 사안 아닌가. 대통령이 ‘킬러 문항’을 여러차례 언급했는데, 교육부가 알아서 할 문제에 그때는 왜 그렇게 흥분하고 나섰던 건가.

윤 대통령은 10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리투아니아로 출국한다. 잠시 나라를 떠나 있는다고 해서 이 문제가 사라지지도 않고, 책임에서 멀어지지도 않는다. 더욱이 이 사안은 윤 대통령 처가의 땅과 관련된 의혹이다. 대통령실이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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