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가 보도한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의 한 장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성매매 의혹’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21일 밤 동영상과 함께 이 회장이 2011년 1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과 논현동 고급빌라에서 성매매를 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동영상에는 이 회장과 여성들이 성관계를 암시하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 이 회장이 여성들에게 돈봉투를 건네는 장면 등이 나온다. 뉴스타파는 “매번 20~30대 여성들이 3~5명씩 등장하며, 이들에게는 한 명당 500만원가량 지급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동영상은 현장에 간 여성들 중 한 명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며, 이 여성과 다른 공모자들이 동영상을 미끼로 삼성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나향욱의 “민중은 개돼지” 망언, ‘진경준-김정주 게이트’, ‘우병우 스캔들’에 이어 국내 최대 재벌 회장의 고액 성매매 의혹까지 터져 나오면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분노와 좌절감이 가히 폭발 지경에 이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 <내부자들>이 현실 속에서 한 장면, 한 장면씩 재현되고 있다고 개탄한다. 영화를 보면서 ‘설마 저 정도까지 타락했을까’ 하며 고개를 갸웃했던 자신의 순진함을 책망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 상위 1%의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행태를 눈으로 확인하는 참담한 심정을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에 대해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과 관련해 물의가 빚어진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공식 사과를 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몇 문장의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신빙성이 상당히 큰 동영상을 통해 성매매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성매매는 처벌이 따르는 불법행위다. 또 성매매 과정에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이 관여한 정황도 나왔다. 이 회장이나 삼성그룹 모두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2년 넘게 의식불명 상태라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수사당국의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는 벌써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 “이번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자”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