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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잇단 ‘삼성 미전실 개입’ 증거, ‘이재용 소환’ 불가피하다

등록 2020-05-04 17:59수정 2020-05-05 02:09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3월3일 경북 구미시에 있는 구미사업장을 방문해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3월3일 경북 구미시에 있는 구미사업장을 방문해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회계 사기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불공정 합병 의혹 수사에서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주도적으로 개입한 내부 증거를 잇달아 확보했다. 미전실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혐의가 짙어지고 있다. 경영권 승계의 최종 수혜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

4일 <한겨레> 보도를 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 삼바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일한 재경팀장으로부터 2015년 7월 기업설명회에서 자신도 모르는 ‘나스닥 상장 계획’이 발표된 것은 미전실 지시 때문이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앞서 확보된 미전실의 ‘M사 합병 추진’ 문건(합병 발표 한달 전인 2015년 4월 작성)에는 “(이 부회장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 주가가 고평가되었다고… 합병 비율에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가 악재 요인은 합병 이사회 이전에, 호재 요인은 이사회 후에 집중해서 주가를 부양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모두 미전실이 합병 성사를 위해 직접 개입했음을 보여준다.

분식회계 의혹이 승계와 연관된 증거도 이미 드러난 바 있다. 한 예로 2015년 11월 삼바 문건에는, 자회사인 에피스의 콜옵션 부채(1조8천억원 규모)를 반영하면 자본 잠식에 빠지게 돼 불공정 합병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복제약 판매 승인’이라는 이벤트를 급조한 뒤 ‘회계 처리 변경’을 통해 에피스의 자본 잠식을 회피한 정황이 나온다.

미전실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은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뇌물 공여 사건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유죄를 확정한 재판부의 판단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런 마당에 미전실과 계열사들이 이 부회장도 모르게 승계 작업을 했다고 강변하면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 될 것이다. 최지성 전 부회장 등 미전실 임원들은 이미 수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경영권 승계의 수혜자인 이 부회장을 소환해 미전실과의 공모 내용을 한점 의혹 없이 밝혀내야 할 것이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이 부회장에게 대국민 사과를 권고한 시한(5월11일)이 다가왔다. 이 부회장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진솔한 사과와 재발 방지책, 피해 주주에 대한 배상 방안을 내놓아, 삼성이 ‘오너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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