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에이(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의 ‘검-언 유착 의혹’ 수사가 잇따라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급기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대검찰청 지휘부가 범죄 성립 여부를 놓고 의견 충돌을 빚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검찰 고위직이 연루된 이 사건을 두고 유독 많은 잡음이 불거지는 것을 보면 ‘엄정한 수사’와 ‘내부 인사 비호’라는 두 기류가 부딪치고 있다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수사팀은 이달 초 채널에이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부산고검 차장검사)의 대화 녹음파일을 통해 혐의를 입증할 단서를 확보한 뒤 한 검사장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이후 채널에이 이아무개 기자 구속영장 청구, 한 검사장 소환조사 등을 추진했지만 대검이 범죄 혐의 구성이 어렵다며 제동을 걸었다고 한다. 같은 증거를 놓고 수사팀은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하고 대검은 범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는 극단적인 시각차가 존재한다니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대검이 채널에이 기자 쪽의 ‘진정’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해 기소 여부를 논의하는 것도 석연치 않다. 피의자 쪽이 요청하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에서 특혜로 비칠 수 있다. 자문단은 검찰수사심의위와 달리 검찰의 의중이 작용하기 쉽다는 지적도 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던 검찰 고위 간부들의 기소 여부를 두고 대검과 수사단이 대립했을 때 검찰총장이 검찰수사심의위 대신 자문단을 소집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전례도 있다.
이 사건이 지난 3월 말 언론 보도로 불거진 직후부터 검찰 내부의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감찰부 대신 인권부에 진상조사를 맡기면서 ‘감찰 회피’와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샀다. 채널에이 압수수색을 두고도 윤 총장은 ‘균형 있는 수사’를 공개 지시했다. 의혹을 제기한 <문화방송>(MBC)도 같은 비중으로 수사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히는 부적절한 지시였다.
윤석열 총장은 이달 초부터 사건 지휘를 대검 부장회의에 일임했다지만, 그의 최측근이 연루된 사건에서 이처럼 비정상적인 상황이 이어진다면 검찰이 내놓는 수사 결과를 믿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싶다. 검찰 스스로 내부 의혹을 제대로 파헤칠 수 있겠느냐는 회의도 짙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대검 지휘부의 개입을 차단하고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하는 게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