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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윤석열 최측근 녹음’ 결정적 증거라는데…대검은 “범죄 안된다”

등록 2020-06-22 05:01수정 2020-06-22 17:39

[서울중앙지검-대검찰청 갈등 왜]
윤석열이 2월13일 부산 순시한 날
한동훈 방 대화, 채널A 기자 녹음
신라젠 수사 관련 내용 담겨 있어
한동훈 피의자 전환, 휴대전화 압수

윤석열 총장, 지휘 넘겼는데…
한동훈 피의자 전환된 4일부터
대검 부장회의에 수사 지휘 일임
수사팀이 혐의 확보했다는 녹음에
대검 형사부 “뭐가 잘못이라는 건지…”

검-언 유착 의혹 수사에 대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대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채널에이> 기자들과 한동훈 검사장의 대화 녹음파일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쪽에 ‘정치권 로비 명단을 밝히라’고 협박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대검은 ‘범죄가 되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수사 보완 지휘를 하고 있다. 같은 내용의 대화 녹음파일을 공유한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두 기관 간 판단의 간극이 너무 크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한 검사장에 대한 형사처벌이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검찰 내부 갈등 배경은 물론 향후 수사 추이에 더욱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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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 대화 녹음파일 ‘혐의 입증에 결정적’

이번 수사의 관건은 이 전 대표 쪽에 정치권 로비 명단을 밝히라고 요구한 채널에이 이아무개 기자가 실제로 한 검사장과 이를 상의했는지를 입증하는 물증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 기자는 이 전 대표 측근에게 “(이철 전 대표 쪽) 이야기를 들어보고 나한테 알려달라. 수사팀에 그런 입장을 전달해줄 수 있다. 수사를 막는 게 아니라 오히려 양쪽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한 검사장과의 통화 내용을 전했다. 채널에이 자체 진상조사에서도 이 기자가 후배인 백아무개 기자에게 “수사팀에 얘기해줄 수도 있으니 만나보고 나에게 알려달라. 나를 팔아”라는 현직 검사장의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모두 이 기자의 입에서 나온 전언일 뿐이다. 이 기자는 일찌감치 증거를 인멸한 상태여서 한 검사장이 문제의 발언을 했다는 직접증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수사의 실마리는 의외의 지점에서 풀렸다. 이 기자의 후배인 백 기자의 휴대전화에서 한 검사장과의 통화가 아닌 대면 대화 녹음파일이 발견된 것이다. 백 기자는 이 기자의 지시로 신라젠 의혹 수사를 취재하던 중이었고 올해 2월13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부산고·지검 방문 일정에 맞춰 이 기자와 함께 한 검사장을 찾아가 만났고 이때 한 녹음 파일이 수사팀에 압수됐다. 이들은 신라젠 수사는 물론 법무·검찰 관련한 대화를 나눴고 수사팀은 특히 녹취록과 채널에이 진상보고서에서 전언 형태로 존재했던 내용과 비슷한 한 검사장 발언을 확인했다고 한다. 수사팀이 한 검사장의 신분을 피의자로 전환하게 된 이유다. 수사팀은 이를 근거로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16일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도 확보했다.

그러나 대검 쪽에서는 3인 대화 녹음파일 내용을 봐도 “뭐가 잘못이라는 건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수사 실무를 협의하는 대검 형사부는 수사팀이 이 기자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건의를 올린 뒤에도 “범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이런 시각 차이 때문에 결정적인 상황에서 수사가 지체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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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 측근 사건이기에 결과 주목

검-언 유착 의혹은 초기부터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겠냐는 우려가 존재했던 사건이다. 지난 3월31일 <문화방송> 보도로 의혹이 제기된 뒤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진상조사에 착수하려 했지만 윤 총장은 이를 제지하고 대검 인권부에 조사를 지시했다. 윤 총장이 한 검사장 감찰을 막으려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이 나왔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고발한 검-언 유착 의혹과 최경환 전 부총리가 명예훼손 혐의로 문화방송을 고발한 사건을 동시에 수사 중인데 채널에이만 압수수색하고 문화방송 압수수색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되자 윤 총장은 ‘비례와 균형 수사’를 강조하며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공개적으로 질책하기도 했다.

윤 총장은 한 검사장의 신분이 피의자로 전환된 지난 4일부터 이 사건 수사 지휘를 대검 부장회의에 일임하고 자신은 형식적으로 최종 결정만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수사가 지연되면서 검찰 내부에선 여전히 윤 총장과 한 검사장의 ‘특수관계’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언 유착 의혹은 총장의 최측근 검사장이 연루된 사건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수사 과정은 물론 결과도 의심을 살 만한 대목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관련기사 : [단독] ‘검·언유착 의혹’ 한동훈 검사장 수사 제동거는 대검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50337.html)

▶관련기사 : [사설] 수사팀-대검 충돌로 번진 ‘검언 유착’ 수사 난맥상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9503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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