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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청와대 비서실 ‘전면 쇄신’으로 국정 고삐 죌 때다

등록 2020-08-07 18:16수정 2020-08-08 02:34

2019년 1월11일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리는 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 인왕실에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사진 기자단 / 한국일보 류효진
2019년 1월11일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리는 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 인왕실에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사진 기자단 / 한국일보 류효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정무)·김조원(민정)·윤도한(국민소통)·김외숙(인사)·김거성(시민사회) 등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이 7일 한꺼번에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1월, 임종석 실장을 이은 노영민 실장의 2기 비서실 체제가 출범한 지 1년7개월 만의 일이다.

정무수석 등 소폭의 참모진 교체가 예상돼온 터여서, 비서실장과 5명의 수석비서관 일괄 사의 표명은 갑작스러운 느낌을 준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을 비롯한 현안 대응 과정에서 청와대 참모진이 드러낸 난맥상과 그에 따른 국정 부담,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 등을 고려하면, 비서실 ‘전면 개편’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이란 점도 분명해 보인다. 문 대통령은 폭넓게 능력 있는 인재들로 새 진용을 짜서, 국정 운영의 고삐를 다시 죄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노영민 실장 등의 사의 표명은 무엇보다 최근 참모진의 다주택 처분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과 그로 인한 민심 악화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노 실장이 ‘똘똘한 한채’ 파문으로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조롱을 자초한 데 이어 김조원 민정수석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서울 송파구 아파트를 내놔 ‘거래 불발을 노린 꼼수 아니냐’는 의혹을 불렀다. 청와대가 김조원 수석의 부인 탓으로 돌리는 듯한 뉘앙스의 해명을 내놓은 점도 부정적 여론을 부채질했다. 부동산 문제가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청와대 참모진이 너나없이 헌신성과 책임감을 상실한 듯한 언행을 거듭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첫 수순이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부터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본격 검토했으나, 대안 부재 등의 이유로 일부 수석을 바꾸는 소폭 개편에 무게를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영민 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이 일괄 사의 표명을 한 이상, 폭넓은 개편을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본다. 사람이 없다지만, 애써서 널리 찾는다면 구하지 못할 리 없다.

집권 4년차로 접어들었지만 문 대통령은 아직 1년9개월여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임기 하반기에 대통령을 잘 보좌할 3기 청와대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형 뉴딜’ 추진과 권력기관 개혁 완수 등 해야 할 일이 많은 만큼, 능력과 책임감·도덕성을 두루 갖춘 인물로 참모진을 짜서 후반기 국정 운영의 틀을 다잡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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