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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윤석열·홍준표·황교안, ‘과거의 악연’ 잊고 손잡을 수 있을까

등록 2021-07-02 14:18수정 2021-07-02 17:05

정치BAR_배지현의 보헤미안
‘검찰 출신 야권 주자’ 공통점 빼면 닮은 점 없는
특수통 윤석열·강력통 홍준표·공안통 황교안
서로에게 칼 겨눴던 ‘악연’ 딛고 야권통합 이룰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검찰을 떠난 지 118일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압도적인 야권 1위 후보 등판에 ‘윤석열 독주’를 막으려 검찰 출신 대선주자들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보수의 맏아들’을 자처하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한때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였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대표가 대표적입니다. 윤 전 총장은 ‘특수통’, 홍 의원은 ‘강력통’, 황 전 대표는 ‘공안통’으로 분류됩니다. 세 사람은 검찰 경험을 제외하고는 공통점이 별로 없습니다. 심지어 악연으로 얽혀있기도 합니다.

먼저 윤 전 총장에게 황 전 대표는 검사 시절 ‘간난신고’를 안겨준 법무부 장관이었습니다. 2013년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사건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윤 전 총장이 국정원 직원 4명에 대해 압수수색‧체포 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를 어떻게든 막으려는 법무부와 충돌했습니다. 당시 윤 전 총장은 “사건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으며 황교안 법무부 장관도 (외압에서) 무관하지 않다”고 폭로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2014년 대구고검으로 좌천됐고 2016년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팀에 발탁되기 전까지 고검을 전전해야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에는 처지가 역전됩니다. 황 전 대표는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됩니다. 이를 결정한 사람이 윤 전 총장이었습니다.

최근 국민의힘으로 복당한 홍 의원은 황 전 대표에게 ‘맏아들 쫓아낸 계모’라며 서운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홍 의원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황교안 당대표 시절 지역구인 대구 수성을 후보 공천에서 배제되자 당을 나갔습니다. 다시 돌아오기까지 1년3개월이 걸렸습니다. 황 전 대표는 지난 28일 <와이티엔>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을 계모에 빗댄 홍 의원을 향해 “저를 어머니로 생각하면 굉장히 좋은 일이다.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있고, 아픔과 성찰의 시간을 갖고 있다”며 달랬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열린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열린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치권에서 이들은 과거를 잊고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통합’이라는 큰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듯 보입니다. 황 전 대표는 1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윤 전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을 가장한 검찰 개악을 막기 위해 많이 노력했기 때문에 국민의 성원을 받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치켜세웠습니다. 윤 전 총장 또한 과거 자신을 공격했던 국민의힘에 “정치철학 면에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입당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입니다. 다만 당내 주자인 황 전 대표와 홍 전 대표는 윤 전 총장의 빠른 입당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장외 레이스’ 대신 당에 들어와 국민의힘 경선에서 싸우자는 겁니다. 윤 전 총장이 링 위에 올라선 순간 어떤 공격이라도 당내 경쟁이라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인데요. 홍 전 대표는 벌써 “조국 수사할 때 강력하게 수사했던 것을, 지금 본인 가족 수사에 대해서는 ‘나는 아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며 공격 태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날 악연으로 얽혔던 야권 주자들 중 승자는 누구일까요? 정권교체를 위해 이들은 손잡을 수 있을까요?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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