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30일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상정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본회의 개의가 무산됐다. 여야 원내대표는 31일 논의를 다시 이어가기로 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네 차례 회동을 했지만, 언론중재법 처리에 합의하지 못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밤 10시10분께 네번째 회동을 마친 뒤 “마지막 회동에서 여야 양당이 조금 새로운 제안을 내놨기 때문에 각자 자기 당으로 돌아가서 의견을 청취한 뒤 내일 오전 10시에 협상을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도 “최종 합의에 이른 건 아니지만, 어떻게든 국회를 원만하게 잘 운영하기 위해서 새로운 제안과 관련해 우리 당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내일 오전 회동에서 타결지을 방안을 찾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징벌적 손해배상에 필요한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 등을 삭제한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국민의힘은 “열람차단청구권과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이 있는 한 수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언론중재법 처리는)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주체는 자유에 따르는 책임이 필요하다”며 “언론 자유는 5000만 국민 언론 전체의 자유이지, 거대자본과 언론 주식회사만의 자유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의장에게 오늘 본회의를 열어서 언론중재법을 포함해 20개 법안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야당은 언론중재법에 대해 여전히 주요 조항을 철회하지 않으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우리는 수용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말부터 강경론의 기류는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서면 8월 국회 처리가 물 건너가는 물리적 상황뿐 아니라 시민단체뿐 아니라 당내 반발까지 무시하고 일방처리하는데 부담도 컸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민주언론시민연합 등과 간담회를 연데 이어 상임고문단으로부터 의견을 들었다. 차담회에는 김원기·문희상·유인태·임채정 상임고문 등이 참석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상임고문단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언론중재법은 찬성한다. 다만 지혜롭게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여기자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관훈클럽, 대한언론인회 등 7개 단체는 이날 국회 앞에서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며 “개정안이 처리되면 이를 무효화하기 위한 위헌심판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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