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김두관 의원이 지난 9월2일 국회 소통관에서 균형분권국가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였던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9년 전 대선 경선에서 중도사퇴 후보의 무효표 처리 규정을 문제삼았던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게 경선 승복을 거듭 촉구했다.
김 의원은 12일 <티비에스>(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중도사퇴 후보 득표를 무효로 처리하는 당규 조항에 이의를 제기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그해 8월 예비경선을 통해 김두관·문재인·박준영·정세균·손학규 후보 5명이 본경선에 진출했는데, 단일화 가능성이 컸던 박준영 후보가 중도사퇴하고 그의 득표를 무효로 처리하면 1위 후보인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해진다며 반발했던 일이다. 김 의원은 이날 “당시에 손학규 후보, 정세균 후보, 저(를 포함해) 후보들 진영에서 룰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었는데 이번에 일어난 현상하고 비슷하다”며 “지금 돌아보면 굳이 그렇게 했을 필요가 있었느냐. 그때는 잘 몰랐다. 지금은 알겠다”고 반성했다. 이어 “그게 어떻게 보면 본선 경쟁력에 약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2012년은 우리 후보가 승리하지 못했는데 좀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경선을 둘러싼 잡음이 이후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그는 이낙연 캠프 일각에서 경선 결과를 놓고 법적 대응까지 시사하고 나선 것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 의원은 “법원으로 당내 문제를 가져가는 상황이 되면 경선 불복 사태는 민주당과 민주주의 역사에서 영원한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아시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을 세계에 망신주는 일이며 민주당 65년의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이자 당원과 국민을 모욕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낙연 캠프 인사들의 강경 발언에 우려를 나타내며 이 전 대표에게 ‘상황 정리’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설훈 선배님께서 오늘 이재명 후보의 ‘구속 가능성’까지 언급했다”며 “아쉬움과 억울함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이건 국민의힘 대변인의 메시지이지 민주당 대선배께서 하실 말씀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낙연 (전) 대표님, 설훈 선배님 뒤에 숨으시면 안 된다. 원팀 단결과 대선 승리를 위해 내일 최고위 결정을 기다리지 말고 오늘 승복 연설을 해 주실 것을 간절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캠프와 지지자들의 반발과 동요를 수습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전 대표 본인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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