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성회, 전광훈 창간매체서 ‘김건희 찬양’ 쓰고 비서관 내정

김성회 종교다문화비서관 내정자, 전광훈 창간한 <자유일보> 논설위원 출신
‘김건희 찬양’ 글… “시골 검사 대선 후보 반열에 올린 ‘평강공주’ 김건희”
김동조 연설기록비서관도 코바나컨텐츠 행사 특별 도슨트 이력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4월26일 서울 신당동 예수마을교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사진 속 인물은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회비서관 내정자. 유튜브 갈무리

윤석열 정부 대통령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으로 내정된 김성회씨가 전광훈 목사가 창간한 극우성향 매체 논설위원을 맡아 여러차례 윤 당선자 부인 김건희씨를 치켜올리는 기사와 칼럼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조 연설기록비서관 내정자 역시 김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가 주관한 전시회에 특별 도슨트(해설사)로 나선 것으로 알려져 인사에 김건희씨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김성회 내정자는 지난해 12월21일 <자유일보>에 윤 당선자 부인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를 인터뷰한 기사를 올렸다. 인터뷰는 서울 서초구 한 식당에서 이뤄졌다.

닷새 뒤 김 내정자는 같은 매체에 “윤석열이라는 시골 검사를 대선 후보의 반열에 올려세운 것은 ‘평강공주 김건희’였다”는 내용을 담은 특별기고를 게재했다. 그는 대선 당일인 3월10일치 칼럼에서도 “고구려 귀족집단의 카르텔을 깨기 위해 평강공주가 바보 온달을 선택하고 키웠듯이, 김건희 대표는 파격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훌륭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썼다.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 내정자가 지난해 12월26일 <자유일보>에 게재한 특별기고.

<자유일보>는 2020년 2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창간한 매체다. 전 목사는 지난달 26일 설교에서 “조·중·동이 박근혜 탄핵에 앞서는 바람에 내가 <자유일보>라는 일간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매체 대표이자 발행인은 전 목사의 딸인 전한나씨다. 이 매체는 누리집에 ‘공산제국주의 세력과의 100년 전쟁을 주요 테마’라고 명시하고, 올해를 ‘건국 74년’이라며 임시정부를 부정하는 등 극우성향을 띤다. 김 내정자는 지난해 12월부터 객원논설위원과 논설위원으로 30여개의 칼럼을 썼다.

김동조 대통령비서실 연설기록비서관 내정자가 2014년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한 ‘점핑 위드 러브’ 전시회에서 특별 도슨트로 활동하는 모습. 코바나컨텐츠 블로그에 올라왔던 이 사진은 현재 삭제돼 있다.

김동조 연설기록비서관 내정자도 김건희씨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2014년 김씨의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한 ‘점핑 위드 러브’ 전시회에서 특별 도슨트(해설사)로 활동했다. 코바나컨텐츠 블로그에는 그를 “날카로운 분석은 감도 높은 감성과 어우러져 최고의 글의 미감을 선사하고 있다”고 평한 글이 있었지만, 지금은 삭제됐다.

김동조 대통령비서실 연설기록비서관 내정자가 2014년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한 ‘점핑 위드 러브’ 전시회에서 특별 도슨트로 활동하는 모습. 코바나컨텐츠 블로그에 올라왔던 이 사진은 현재 삭제돼 있다.

김동조 내정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7년 2월 트위터에 “우리나라에서 입주 보모를 쓰려면 월 2백이 넘는다”며 “싱가폴의 경우 월 50만원이다. 싱가폴과 같은 정책을 쓰지 않는 한 고급 여성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썼다. 엘리트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돕기 위해서라면 이들의 육아 도우미에게는 최저임금(2017년 당시 월 135만2230원)을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그는 “많은 교육을 받고 전문지식을 가진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해야 생산성이 올라가지 더 많은 여성들이 식당이나 공장에 취업한다고 생산성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공공 탁아시설을 늘리는 건 고급 여성인력의 사회진출에 큰 도움이 안 된다. 어차피 그곳에 아이를 보내지 않는 이들이기 때문”이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그는 2017년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것에 관해서도 “전주의 짜장면 몇 그릇 더 팔아주는 것과 국민의 소중한 미래를 바꿀 수는 없다”고 썼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 인선에 김건희씨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 내정자는 “그분들이 어떻게 추천을 받았는지 인선 배경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