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인사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아니, 하필 이 곡을?!’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치러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8일 오후 3시, 국민의힘의 상징색인 ‘빨간 넥타이’를 맨 윤석열 대통령이 김대기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들과 함께 전당대회 현장에 입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현직 대통령으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에 여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당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전당대회 무대로 나아가는 동안, 장내에는 웅장한 느낌의 연주곡이 흘러나왔다. 이 곡을 두고 당 안에선 가벼운 설전이 벌어졌다.
이준석 전 대표가 “대통령 입장 음악으로 이걸 고른 사람은 윤리위 가야 할 듯”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게 시작이었다. 이 곡은 유명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주제가 ‘민중의 노래’(Do you hear the people sing)를 연주한 것이었다. “민중의 노래가 들리나. 분노한 자들의 노래. 다시는 노예가 되지 않으려는 민중의 음악이네. 심장 박동 소리가 북소리와 공명할 때 내일이 오면 시작될 새로운 삶이 있네.” 이 대표가 옮겨적은 이 가사에서 눈에 띄는 건 ‘분노’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이준석계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높은 투표율을 ‘분노 투표’로 해석한 것을 연결시키며, 이 곡을 대통령 입장곡으로 고른 사람이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비꼰 것이다.
이 전 대표의 ‘도발’에 김행 전 비상대책위원이 “부디 (곡의 의미를) 왜곡하지 마셨으면 한다”며 맞받아치고 나왔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실에서도 이 곡을 쓴 적이 있다”며 “이 전 대표의 황당무계한 글은 곡학아세이자 당심을 난도질 한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용산 내부에 전체 비서관들과 오찬할 때 (이 곡을) 사용했는데 대통령님이 입장하면서 이 곡을 들으시고 ‘자유에 관한 곡이며, 내가 좋아하는 곡’이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이어 “(이러니까) 당원들에게 ‘내부 총질러’라는 비난만 듣게 된다”며 “우리가 싸울 대상은 범죄 의혹 덩어리인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해당곡은 윤 대통령의 애창곡이자, 애청곡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3대 개혁’을 총괄하는 안상훈 사회수석의 휴대전화 컬러링도 이 곡이라고 한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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