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4일 국회에서 ‘묻지마 범죄 관련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경기도 성남시 서현역에서 지난 3일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경찰력을 총동원해 초강경 대응하라”고 4일 지시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부터 백화점과 지하철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특별경찰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강력범죄가 발생했을 때, 범인 제압에 필요한 경우 경찰이 적극적으로 물리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입법도 검토하기로 했다.
경남 거제 저도에서 휴가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서현역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은 무고한 시민에 대한 테러”라며 초강경 대응을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에스엔에스(SNS)상으로도 협박문자가 올라온 만큼 정부는 사전 예방을 위한 경비 인력 투입과 실효적이고 강력한 진압 장비 휴대로 대응하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이날 오후 경찰청과 긴급 당정협의회를 열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당정은 이날부터 ‘특별경찰활동’을 실시해 백화점·지하철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전국 250여곳의 다중운집장소를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달 21일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상에 총 25건의 무차별 범죄 예고 글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각 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과와 강력범죄수사대를 동원해 아이피(IP) 주소 추적 등 수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당정협의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찰청은 현재 상황을 고려해 (특별경찰활동을) 2주 계획을 잡았지만, 그 이후에도 필요에 따라 충분히 연장하는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흉악 범죄자를 마주했을 때, 법에서 허용하고 있는 (테이저건, 삼단봉 등) 경찰 장구를 주저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입법적 조치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의원은 이후 “경찰 특별치안활동 기간을 ‘2주간’이 아닌, ‘국민이 안심할 때까지 실시하기로 함’에 따라 바로 잡는다”고 정정했다.
여당은 흉악범죄 대응을 위한 ‘가석방 없는 종신형제’ 신설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직후 비공개 실무당정협의회를 열어 관련 대책을 논의한 사실을 언급하며 “날로 흉악해지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 신설도 논의했다”며 “이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국민 여론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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