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차 한중경제협력포럼에서 초청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내년 총선 선거제 개편안과 관련해 26일 “거대 정당이 기득권을 유지, 확대, 독식하는 병립형으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 정치판을 사기의 장으로 몰았던 위성정당과 같은 꼼수도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려 “정치권에서 선거법 개정 논의가 한창인데 그 중요성에 비해 국민들 관심이 적어 몹시 안타깝다. 정치판을 바꾸는 중요한 문제를 ‘그들만의 리그’에 맡겨서는 안 된다”며 이렇게 밝혔다.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각 당 의석수를 정한 뒤 지역구 당선자가 그에 못 미칠 때 일부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제도다. 2020년 21대 총선 때 양당은 ‘꼼수 위성정당’을 만들어 이 제도를 무력화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이전의 병립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나,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 비례대표 선출방식을 확정하지 않고 있다.
김 지사는 “경제부총리까지 하면서 체감했던 대한민국의 많은 구조적인 문제는 결국 정치 문제와 맞닿아 있었다. ‘정치판’이 바뀌지 않으면 해결의 길이 없다는 절박감 때문에 정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붕어빵틀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밀가루 반죽을 새로 넣어도 붕어빵만 나온다”며 “기득권 구조를 깨고 다양성을 살리는 정치개혁의 새 물결이 크게 일어 지금의 정치판을 바꿔야 한다. 정치권에서 누가 먼저, 더 제대로 기득권을 내려놓느냐 ‘진정한 혁신경쟁’이 벌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정치교체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때 정치개혁에 대한 결의문을 제안하고 당원 94%의 지지를 받아 채택된 점을 언급하며 “바로 그 길, 바른길, 제대로 된 길을 민주당이 먼저 가야 한다. 말로만이 아니라 솔선해서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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