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총선 불출마 선언 뒤 국민의힘 의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영남·중진 의원 등 이른바 당내 기득권으로 분류되는 이들을 중심으로 교체 바람이 어디까지 불지 불안감이 점증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27일 ‘국회에서 당내 불출마가 확산되어야 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출마를 할 분은 출마해야 한다. 불출마 자체가 미덕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불출마 선언에 관해서는 “말로만 ‘헌신하겠다, 헌신하자’ 하면 다들 그게 말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서 그런 차원에서 미리 말씀드린 것이다”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에서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에도 비례대표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한 장관의 불출마 자체를 대대적인 물갈이의 신호탄이라고 여기는 시각이 있다. 한 영남 초선 의원은 한겨레에 “한 위원장에 관한 정보가 많지 않아서 의원들이 숨죽이고 있는 건 맞는다.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그가 어떤 방식으로 (공천 문제를) 풀어나갈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남 초선 의원도 “한 위원장의 혁신적인 이미지 때문에 긴장하는 분위기는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1975년생인 김형동 의원을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홍석준 의원(대구 달서갑)은 문화방송(MBC) 라디오에서 “(한 위원장의 불출마가) 굉장히 시사하는 바가 크고 무섭다”며 “아무래도 영남권, 특히 티케이(TK)가 보통 한 40~50% (교체)되니까 물갈이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도 에스비에스(SBS) 라디오에서 “공천이나 출마, 진퇴 여부에 대한 (총선 출마 희망자들의) 결정 속도가 상당히 빨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 북강서갑에서 의원을 지낸 박 전 장관은 서울 영등포을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윤재옥 원내대표는 급격한 교체는 없을 것이라며 당내 동요 가능성을 단속하려 했다. 윤 원내대표는 연합뉴스티브이(TV) 인터뷰에서 “한 위원장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고 이를 의원 공천 물갈이와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며 “한 위원장은 공정하고 투명하고 질서 있게 공천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신이 희생했다는 명분을 내세워 과도한 희생을 요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도 “열정과, 동료 시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선의에 나이 제한은 없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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