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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여야 넘어 “거국중립내각” 목소리…현실화할지는 미지수

등록 2016-10-27 21:42수정 2016-10-27 22:06

야권 대선주자들 잇단 제기 이어
여 김무성·김용태·남경필도 가세

실제 수습방안 될까 미지수
1992년 전례있으나 선거관리용
총리 등 인선 합의도 쉽지않아
친박 “가능성 떨어진다” 부정적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로 초래된 ‘통치 불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거국중립내각’(중립내각)을 구성하자는 주장이 정치권에 확산되고 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6일 당 의원총회에서 처음 제기한 중립내각론은 문재인 전 대표에 이어 27일 안철수·손학규·김부겸 등 야권 대선주자들과 새누리당 김무성·김용태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힘을 얻어가는 모양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최소화하고 여야가 합의해 새로 임명하는 총리가 국정을 수습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립내각’이란 표현은 없었지만 전날 문 전 대표가 긴급성명에서 제안한 중립내각론과 큰 차이가 없다. 이날 토론회 축사를 위해 국회를 찾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정국 해법을 묻는 기자들에게 “거국내각, 중립내각을 세우는 것일 수도 있고 여야 간 대연정 등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개인적으로 중립내각 구성에 찬성한다”며 가세했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 등 야권 대선주자들도 잇따라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새누리당 대선주자 중에선 전날 남경필 경기지사에 이어 김무성 전 대표가 중립내각 구성에 동조하고 나섰다. 김 전 대표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개헌을 주제로 열린 ‘진보-보수 합동토론회’에서 “신뢰를 잃은 국가 리더십으로 현재 체제가 유지되어선 안 된다. 국민이 인정할 수 있는 거국중립내각이 구성돼 남은 임기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주류인 친박근혜계는 “권력 나눠먹기로 비칠 수 있다”거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 주요 인사들의 잇따른 제안에도 중립내각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야의 셈법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중립내각의 사전적 정의는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배경으로 하지 않는 내각”이다. 일반적으로 전시 등 비상시에 구성되는데, 1939년 소련-핀란드 교전 직후 스웨덴에 구성된 거국일치내각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 중립내각에 가장 근접한 사례는 15대 대선을 앞두고 1992년 10월에 출범한 현승종 내각이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한준수 충남 연기군수의 관권선거 폭로로 민심이 이반하고 여당 대선후보인 김영삼 민자당 총재와 갈등이 커지자 김대중 당시 민주당 총재의 제안을 수용해 현승종 총리를 중심으로 한 중립내각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현승종 내각은 그 목적이 ‘선거 관리의 중립성’ 확보에 있는 ‘시한부 초단기 내각’이었다는 점에서 엄밀한 의미의 중립내각과는 차이가 있었다.

실제 지금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중립내각은 단순한 ‘선거 관리’ 목적 외에 1년4개월에 이르는 대통령의 잔여 임기 동안 청와대를 대신해 국정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 1992년 중립내각보다 더 막강한 권한과 책임이 부여될 수밖에 없다. 이 기간 동안 북핵과 경제위기 등 다뤄야 할 난제들이 만만찮다. 이 때문에 야권 내부에서도 “자칫 지금의 사태를 초래한 집권당의 책임만 희석시킬 수 있다”며 신중론을 펴는 이도 적지 않다.

중립내각 구성에 뜻을 모으더라도 총리 등 내각 인선에 합의하기도 쉽지 않다. 1992년의 중립내각은 총리와 안기부장(현 국정원장), 내무·법무·공보 등 선거관리에 직·간접 책임이 있는 일부 기관·부처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여야 합의가 상대적으로 용이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사실상 전 부처를 포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야권 일각에선 정치권과 각계 원로들이 참여하는 ‘비상시국회의’ 같은 기구를 만들어 내각 구성을 논의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이세영 석진환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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