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예비후보 가운데 문재인 전 대표가 본선에 오를 경우 민주당 지지층의 ‘표심’ 이탈이 가장 적을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지난 3~4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경선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한 지지도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39.4%를 얻어 안희정 지사(28.6%), 이재명 성남시장(14.7%)을 앞질렀다. 문 전 대표는 지지율에서 앞설 뿐 아니라 경선 이후 민주당 지지자들을 가장 잘 응집시킬 수 있는 후보로 조사됐다. 문 전 대표, 안 지사, 이 시장 등 세 예비후보 가운데 문 전 대표가 당내 경선을 통과할 경우 민주당 지지층 10명 중 8명(79.4%)은 본선 5자구도(문재인·황교안·안철수·유승민·심상정) 가상 대결에서도 문 전 대표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안희정 지사가 본선에 올라 5자대결을 치를 경우 57.3%만 안 지사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했고, 이 시장이 경선을 통과할 경우에도 51.4%만 이 시장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이 본선에 오를 경우 문 전 대표에 견줘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각각 22.1%포인트, 28.0%포인트의 지지율이 빠지는 셈이다.
안 지사가 본선에 오를 경우 민주당 지지층의 16.2%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9.4%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또, 이 시장이 본선에 올라 5자대결을 치를 경우엔 민주당 지지층의 20.7%가 안 전 대표를, 7.5%가 심 대표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가 민주당 본선 후보로 나설 경우 민주당 지지층 중 안 전 대표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자는 7.5%, 심 대표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자는 2.0%에 그쳤다.
경선 이후 상대 후보들의 지지층을 가장 많이 흡수하는 후보 역시 문 전 대표로 나타났다. 안 지사 지지층의 69.3%, 이 시장 지지층의 77.9%가 본선에서 문 전 대표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 지사가 본선에 오르면 문 전 대표 지지층의 58.7%, 이 시장 지지층의 62.9%가 안 지사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이 시장이 본선에 오르면 문 전 대표의 지지층의 51.9%, 안 지사 지지층의 50.2%만 흡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신 중도·보수층에서 확장성을 갖는 안 지사는 민주당 본선 후보로 나올 경우 국민의당·자유한국당·바른정당 지지층을 끌어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5자대결에서 문 전 대표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자에는 국민의당 지지층 14.8%, 자유한국당 지지층 1.1%, 바른정당 지지층 7.2%가 포함됐지만, 안 지사가 5자대결에 나설 경우 이 비율이 각각 30.3%(국민의당), 8.3%(자유한국당), 24.3%(바른정당)로 높아졌다. 아울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지지층 일부도 안 지사가 5자대결에 나설 경우 안 지사 쪽으로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가 포함된 5자대결에서 황 권한대행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이들 가운데 9.6%는 안 지사가 본선에 오르면 안 지사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