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5일 ‘장자연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증언을 하는 고인의 동료 배우 윤지오씨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고 장자연씨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 참여해 손팻말을 들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고 장자연씨 사건’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씨를 지원하기 위한 국회의원 모임이 결성됐다. 이 모임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 소속된 이종걸·안민석·이학영·남인순·정춘숙·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경환 민주평화당 의원,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 등 9명이 참여하고 있다.
8일 안민석·김수민·추혜선 의원 초청으로 국회 간담회에 참석한 윤씨는 “살면서 좀처럼 뵙지 못할 분들인데 여야 국회의원분들이 나서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악법도 법’이라는 말인데, 법 위에 선 사람들로부터 저를 보호해주셔서 많은 응원과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 자리에서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잠을 못 자며 생활한 지 한 달이 넘었다”며 불안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간담회는 윤씨와 여야 의원들의 짧은 인사말을 공개하고 이후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윤씨는 ‘핵심 증인’으로 공개석상에 나선 뒤 겪은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의원은 “이 사건의 핵심인 ‘성폭력’이 과거 거대 언론권력에 의해 묻혔던 만큼 윤씨가 혼자 외롭게 싸우지 않도록 하자는 응원이 주를 이뤘고, 윤씨가 느낀 구체적인 신변의 위협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윤씨는 고 장자연 사건이 성접대 사건이 아니라 성폭력 사건이라고 규정했다”며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피해자의 이름으로 사건이 명명되는 것에 대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는 국회가 ‘핵심 증인’ 윤씨를 보호하는 데 힘을 모으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경찰청을 소관 기관으로 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권미혁 민주당 의원은 “자그마한 사건·사고가 매우 많은데 혹시 증인에게 유무형으로 가해지는 위해를 낱낱이 밝혀주면 좋겠다. 내일(9일) 행안위 회의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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