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7선 의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 신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장외투쟁은 그렇게 하는게 아니다”며 따끔한 일침을 놨다. 최근 자유한국당이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합의에 반대하며 청와대 앞 장외투쟁을 벌인 탓이다.
24일 오전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청와대 앞 시위 등 장외투쟁에 나선 자유한국당을 매섭게 충고했다.
“어제 한국당이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했다는데 제가 알아본 바로는 의원들마저 참여를 잘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청와대 앞 시위에 참여한 의원이 30~40명밖에 안 되면서 말은 상당히 거칠게 합니다. 저희도 많이 해본 일이라 알지만 그거 오래 못 갑니다. 자제하시고 국회에 돌아와 입법 활동과 추경 예산안 통과에 전념하시길 바랍니다.” 당내 최다선 의원이라는 화려한 정치경력을 가진 이 대표가 지난 1월에 정치에 입문한 황 대표에게 ‘훈수’를 두는 방식으로 비판한 것이다.
지난 23일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제 개편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 지정) 합의안을 추인하자 한국당은 극렬 저항에 나섰다. 황 대표는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합의안 추인 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한 대오로, 한마음으로, 한뜻으로, 끝까지 이겨내는 투쟁이 이제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이날 저녁 한국당은 청와대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국회 중앙홀에서 밤새 농성을 이어갔다. 주말인 오는 2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두 번째 장외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최근 이 대표는 황 대표의 ‘미숙한 정치 행태’를 연이어 지적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도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의 ‘문 대통령은 김정은 대변인’ 발언을 지적하며 “정치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제1야당의 발언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어떻게 야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김정은 위원장의 대변인’이라는 표현을 할 수 있습니까? 정치를 처음 시작하신 분이 그렇게 입문해서 막판을 무엇으로 끝내려고 하는 겁니까?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닙니다. 다시 한 번 그런 발언을 하면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지난 20일 황 대표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한국당의 첫 번째 장외집회에서 “문 대통령은 경제를 살릴 외교는 전혀 하지 않고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대북제재를 풀어달라고 사방팔방 구걸하고 다니는데 대한민국 자존심을 어디에다 팔아놓았나”라고 말해 논란을 산 바 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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