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나경원 교섭단체 대표연설
4일 국회에서 진행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 열쇳말은 ‘신독재’였다. 그는 “현 정부의 행태가 신독재 현상과 부합한다”며 “독재는 스스로 독재임을 인지하지 못한다. 야당의 경고에 귀 기울이라”고 날을 세웠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3월 첫번째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할 때에도 ‘독재’라는 단어를 여덟차례 언급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정부를 겨냥해 “정권을 비판하면 독재, 기득권, 적폐로 몰아간다. 경제, 외교, 민생,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능을 적폐몰이로 덮으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주의에 숨겨진 악은 다수의 횡포다. 지난 패스트트랙이 바로 그 악의 탄생”이라고 규정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달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 나온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을 거론하며 현 정부에 ‘역사 부정’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 불안은 거의 공포 수준”이라고 말한 뒤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을 쪼개고 가른다. 6·25 전사자 앞에서 김원봉을 추켜세웠다. 스스로 대한민국 대통령임을 망각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또 “국방부가 북한과 6·25 70주년 공동 기념사업 개최를 검토한다는 보도도 있다. 김원봉 서훈으로도 모자라 이제 6·25전쟁의 역사마저 부정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현 정권에서 ‘언론의 자유’가 사라졌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그는 “정권 비판 칼럼을 쓴 언론인에게 ‘토착 왜구’라는 모욕까지 가했다”며 “이 정권이 말하는 언론의 자유는 ‘정권을 찬양하는 언론의 자유’일 뿐”이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4월부터 두달여간 이어진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을 두고 “저항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정한 선거제도 마련으로 보답하고, 인권과 공정성이 담보된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며 “문재인 정부는 틀렸다. 한국당이 답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가 청와대 책임론을 언급하며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대목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야유가 나왔고,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박수로 나 원내대표를 지원했다.
김미나 장나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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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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