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산하 특별감찰반원으로 근무했던 백아무개 검찰 수사관이 지난 1일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경찰이 이 사건을 직접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경찰 수사 이후 특별검사제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인이 된 백 수사관의 명복을 빌며 “최근 검찰에서 이뤄지고 있는 여러 가지 수사상황을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선택적 수사’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결백하다면 지금이라도 검경 합동수사단을 꾸려 모든 증거와 수사 과정을 상호 투명하게 공유하고 검경이 함께 철저하게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특검을 통해서라도 이 사건을 낱낱이 벗겨내겠다”고 밝혔다. 회의 직후 홍익표 민주당 대변인은 “검찰도 이 사건 의혹 당사자이기 때문에 수사를 경찰에게 맡기는 게 훨씬 객관적이라는 판단이다. 필요하면 이후 검경합동수사든 특검이든 하는 게 맞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7개월째 지연되고 있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 안건) 수사’와 관련해서도 검찰이 ‘선택적 수사’를 하고 있다며 연일 검찰을 압박했다. 이 대표는 “항간에 한국당이 공수처 신설·검경수사권 조정을 막을 수 있도록 검찰이 한국당 의원들의 국회법 위반을 확인해놓고 기소하지 않는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며 “의혹 불식을 위해서라도 법 통과 이전에 수사와 기소에 반드시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검찰은 지난 4월 선거개혁·사법개혁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국회법상 의사진행방해 혐의 등으로 여야 의원들을 조사하고 있다. 소환 통보를 받은 민주당 의원 35명은 전원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나 한국당에서는 수사 대상 60명 가운데 나경원 원내대표와 최근 의원직을 상실한 엄용수 전 의원만 조사를 받았다. 오는 17일이면 21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선거 국면이 펼쳐져 사실상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러한 검찰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당내에 ‘검찰 공정수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장은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이 맡는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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