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에서 김진표 특별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5일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이하 코로나특위)를 열었지만, 회의 시작부터 장차관급 공무원의 출석 문제로 공방을 벌였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강립 복지부 차관 등이 국무회의와 대국민 브리핑 일정 등으로 국회에 나오지 못한 것을 문제 삼으며 “정부가 국회를 가볍게 본다”고 항의했다.
나경원 통합당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코로나특위에서 “국회 코로나특위에 장차관 등 책임자가 단 한명도 출석하지 않은 것은 굉장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나 의원은 “책임 있는 당국자에게 민심을 전달해서 정부 대응이 바르게 가도록 해야 하는데, 실무자만 오면 잘 전달이 되겠냐”며 “이러다 ‘특위 무용론’이 제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승희·박대출 통합당 의원도 “정부가 민의를 대표하는 국회를 너무 가볍게 보는 것 아니냐”며 항의했고, 이런 탓에 정작 국무조정실 보고는 20분가량 늦어졌다.
이어지는 야당 반발에 김진표 코로나특위 위원장은 “아침 8시부터 서울에서는 대통령 주재, 대구에서는 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가 열리고 연달아 10시에는 차관회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 등이 예정되어 있어 불가피하게 (실무 공무원들이) 대리출석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 수차례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수그러들고 근본적인 감염 대책을 논의할 수 있을 때 기관장을 꼭 출석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합당의 지적엔 타당한 부분이 있고 국민의 대표 기관에 핵심적인 관계부처의 장이 나와 보고하는 것이 순리”라면서도 “지금은 국가적 위기상황이다. 그분들이 국회를 경시해서 불참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코로나19 대응이 시급한 때에 ‘공무원 국회 출석 여부’로 공방을 벌이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병율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왜 이렇게밖에 못 하냐’고 정부를 야단치고 싶은 마음은 잘 안다. 그건 평시에 국회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지금은 한명 한명이 소중한 상황인데 자꾸 공무원을 국회로 부르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당장 불이 나서 불 꺼야 할 사람을 부를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국회 코로나특위는 이날 대구·경북 지역의 병상 부족 문제와 마스크 수급 현황에 대해 논의를 이어갔다. 여야는 정부에 지방자치단체 간 협조를 통한 병상 확보와 중증·경증 환자를 구분하는 체계적인 관리를 촉구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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