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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2020총선] 코로나19 한복판 선거운동…‘경제위기’ ‘희망’

등록 2020-04-02 11:15수정 2020-04-02 11:30

15일 실시되는 21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2일 0시를 기해 시작됐다. 왼쪽은 2일 새벽 서울 종로구 우리마트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선거대책위원장), 오른쪽은 같은 날 새벽 청진동 한 해장국집을 찾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연합뉴스
15일 실시되는 21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2일 0시를 기해 시작됐다. 왼쪽은 2일 새벽 서울 종로구 우리마트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선거대책위원장), 오른쪽은 같은 날 새벽 청진동 한 해장국집을 찾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의 한 가운데서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 각 당은 조촐하고 조용한 유세를 펼쳤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희망’을 강조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미래한국당의 ‘투톱’인 황교안·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막아내자’며 지지를 호소했다.

■ 이낙연 “국난 극복…희망 잃지 말자”

이낙연 민주당 선대위원장은 이날 0시 첫 공식 선거운동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타격을 입은 서울 종로구의 우리마트를 방문했다. 이 위원장은 상대인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큰 격차를 유지하며 앞서가고 있는터라 평소였다면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유세를 시작했겠지만, 이번엔 다른 선대위원들의 대동도 없이 조촐한 모습이었다. 이 위원장은 “하반기 안에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오고 상용화될 것 같다”며 “이 코로나19의 터널이 그다지 길지 않은 시기에 끝날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이 함께 가졌으면 좋겠다”며 ‘희망’을 강조했다. 마트에 들른 한 시민은 이 위원장에게 “국민들이 지금 다 죽고 있다. 민생 경제를 살려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과식투쟁’(소상공인의 매출 증진을 위해 더 많이 사 먹자는 운동)을 주도한 신정웅 알바노조 위원장도 방문했다. 이 위원장은 신 위원장과 대화를 나누며 “어려움을 함께 견디고 위기의 강을 함께 건너는 나눔과 연대의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마트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코로나 국난을 극복하고 국민 고통을 덜어드리는 일에 집중하며 선거에 임할 것”이라며 “저뿐 아니라 민주당의 모든 후보들이 그런 자세로 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첫 선거운동 장소로 마트를 택한 이유에 대해 “이 시간에 문을 여는 유통업체를 보고 싶었다. (마트) 사장님 말씀대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희망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를 선거운동 첫날 국민께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이날 0시 경기 안양 우편물류센터 인근 카페에서 물류·택배노동자를 만났다. 애초 이들은 우편물류센터에서 행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공공기관으로 분류된 센터에서 선거운동을 하면 공직선거법에 위반될 우려가 있어 근처 카페로 장소를 변경했다. 이 자리에는 이종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제윤경·정은혜 의원, 이수진·전용기·백혜숙·박은수 비례대표 후보 등이 참석해 코로나19 사태로 급증한 물류를 감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사연을 듣고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힘쓰기로 약속했다. 열린민주당은 별도의 현장 방문 행사는 없었지만 0시 유튜브 생방송으로 비례대표 후보들이 각오를 밝혔다.

■ 황교안 “문 정부 심판…힘 있는 야당”

미래통합당도 ‘경제’에 초점을 맞추며 첫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투톱’인 황교안·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각각 서울 광화문과 동대문에서 첫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

황 대표는 전날 밤 11시 40분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나라살리기·경제살리기 출정선언’ 기자회견을 연 뒤 자정을 맞았다. 황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작년 겨울 이곳 광화문에서 울려퍼졌던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함성을 기억한다. 조국 사태로 무너진 공정과 정의를 살리기 위한 국민 여러분 피끓는 외침을 잊을 수가 없다”며 광화문 광장을 출정식 장소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황 대표는 “이번 4·15 총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지난 3년 문재인 정권 실정을 심판하는 선거다. 앞으로 남은 3년 더 큰 고통을 막기 위해서는 힘있는 야당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치 1번지인 종로를 정권심판 1번지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황 대표는 인근 편의점과 식당 등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고, 이후 종로경찰서 청진파출소를 찾아 격려했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당초 통합당과 합동 출정식을 계획했지만, 통합당이 기자회견으로 출정식을 변경하면서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0시부터 서울 중구 동대문시장에서 유세를 시작해 평화시장과 지구대 등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곳은 원래 사람들이 와글와글 모이는 곳인데 지금은 전혀 그런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인데, 생계가 아주 극단에까지 도달했다. 그런데 이 정부가 얼마나 무능한지 아직도 구체적 방안을 하나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주어진 권한을 갖고 예산을 새로이 구조조정해서 돈 쓸 수 있는 가능성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이 없다”며 “정부의 무능한 실태를 국민 시민 여러분 너무나 잘 알아서 다가오는 4·15 총선에서 엄중한 심판 내릴 것 확신하고 있다”고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서울 중구성동을 지상욱 후보, 동대문갑 허용범 후보,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 염동열 사무총장, 비례대표 후보인 최승재 전 소상공인연합회장도 동행했다. 원 대표는 “통합당과 한국당은 형제정당이고 투표용지 각각 두 번째 칸 있는 정당이다. 이번 총선에서 미래열차 미래형제당인 두 번째 칸 모두 선택 찍어주셔서 문 정부 실정 막아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원 대표는 선거법 위반을 우려해 당 이름과 번호가 보이지 않게 점퍼를 뒤집어 입기도 했다.

■ 심상정 “코로나 ‘양극화’ ‘노동위기’ 막겠다”

정의당은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첫 행보를 시작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0시 경기 고양 지축차량기지를 방문해 “오늘부터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선거운동도 많은 제약을 받을 것”이라며 “방역은 잘하고 있는데, 민생 위기가 쓰나미처럼 밀려올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심 대표는 “정의당이 코로나19로 인한 노동 위기를 막는 최전선에 서겠다는 마음가짐으로이 자리에 왔다”며 지하철 운행 시작점인 지축차량기지를 첫 선거운동 장소로 고른 이유를 설명했다.

심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로 인한 ‘양극화’를 막겠다고 약속했다. 심 대표는 “과거 외환위기 때를 보면 국민 세금으로 공적자금을 엄청나게 투입해 기업들은 살렸지만, 노동자는 살리지 못했다. 그때 정리해고법이나 비정규직법이 만들어졌다. 코로나19 양극화는 막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며 “정의당의 힘으로 당당하게 노동자와 서민을 대변하면서 이번 총선에 임하겠다.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향한 정의당의 총선에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지혜 장나래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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