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시민당 이종걸 상임선대위원장과 우희종, 최배근 공동대표 및 비례대표 후보들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1호 법안 발표식’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총선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정당투표 예상득표율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미래한국당은 모정당인 미래통합당의 막말 파동 등의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선거기간 민주당과 시민당의 집중 견제를 받은 열린민주당은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정의당에 추월당했다.
<한겨레>는 서울대 국제정치데이터센터와 함께 3월 셋째주부터 여론조사 공표 가능 기한인 8일까지 한달 동안의 ‘비례대표 투표 의향 조사’를 종합해 메타분석을 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지지율이 3% 미만의 정당을 제외한 ‘환산득표율’로 변환해봤더니, 더불어시민당의 정당투표 예상득표율이 32.5%로 닷새 전인 4월3일보다 3.5%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한국당은 지난주(38.4%)보다 하락한 36.6%의 예상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1위를 지켰다. 열린민주당이 11.6%로 1.8%포인트 하락하는 동안, 정의당은 한주 전(12.0%)보다 미세 상승한 12.1%를 기록해 열린민주당과 순위 바꿈을 했다. 국민의당은 큰 변동 없이 7.1%를 기록했다.
득표율 예측치에 활용된 데이터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한 전국단위 여론조사로, 여론조사기관 14곳이 실시한 39건의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했다. 이 수치는 베이스(Bayes) 모형에 기초해 개별 조사의 편향성을 통제하고 인구 비율과 표본 크기를 고려해 추산한 값이다.
환산득표율의 추세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더불어시민당은 지난달 말 열린민주당에 지지층을 잠식당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지난 4일께부터 30~40대를 중심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는 민주당 지도부가 열린민주당과 지속적으로 선을 그으며 범여권 지지층에 ‘민주당의 위성정당=더불어시민당’이란 인식을 강화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래한국당은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소폭 하락하며 완만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래통합당 지지층의 결집도가 느슨해지는 모양새다. 정의당은 3월 넷째주 바닥을 찍은 뒤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4월 둘째주 12.1%까지 올라왔다.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이 본격 등장하기 전인 올해 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역대 총선에서 지역구는 민주당 후보를, 비례대표 정당투표는 진보정당을 찍어온 ‘전략적 분할 투표층’이 일정 부분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다. 국민의당은 전반적인 정체 추세 속에서 40~50대에서 소폭 상승이 나타났지만 20대에서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렇게 구한 환산득표율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산식에 대입해 예상 의석수를 산출해보니 미래한국당은 16~17석, 더불어시민당은 그에 조금 못 미치는 15~16석, 열린민주당은 5~6석을 얻는 것으로 나왔다. 민주당 계열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의 의석수를 더하면 20~22석으로 미래한국당 의석수보다 많다. 정의당은 5~6석, 국민의당은 3~4석이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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