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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용수 할머니 둘러싼 음모론… 여권 안팎 ‘초점 흐리기’

등록 2020-05-28 16:10수정 2020-05-29 02:31

여당 지도부는 ‘윤미향 사퇴론’ 틀어막고
당 외곽에선 이용수 때리며 본질 흐리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등이 27일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K)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등이 27일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K)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여권 안팎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활동가인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깎아내리는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다. 기자회견 동기를 ‘개인적 분노’ 탓으로 돌리는가 하면, 할머니에게 배후세력이 있다는 발언마저 스스럼없이 쏟아낸다. 방송인 김어준씨 등이 음모론을 펼치면, 최민희 전 의원 등 여권 외곽의 정치인이 이를 받아 재생산하는 양상이다.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방송에서 김어준씨가 연일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배후세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음모론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많은 언론이 과거에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조국 전 장관 내외에 대해 의혹을 쏟아낸 적이 있다”고 밝히며 두둔했다. 최 전 의원은 ‘윤 당선자가 정치를 못 하게 해 이 할머니가 분노한 것’이라는 우상호 민주당 의원의 전날 발언에 대해서도 “(이용수 할머니가) 30년 동안 일을 같이 하다가 윤미향 당선인이 국회에 진출하면서 갈등이 불거지고, 그것을 ‘배신’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다 보니 우상호 의원이 그런 논평을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두둔했다.

앞서 우상호 민주당 의원 역시 27일 민주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할머니가 기자회견에 나선 동기를 두고 “(윤 당선자가 2012년 국회의원 출마를 반대해) 할머니의 분노를 유발한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피해 당사자가 30년간 이어진 일본군 ‘위안부’ 운동의 한계에 대해 문제제기한 것을 ‘의원직을 둘러싼 개인적 분노’ 때문인 것처럼 축소한다는 이유에서다.

당 안팎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할머니의 분노를 달래고 당선자가 나서서 명확하게 소명하는 것이 우선이다. 친일 프레임이나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여당이 책임감있게 의혹을 해명하는 것이 우선인데도, 여권 외곽의 스피커들을 동원해 전형적인 초점 흐리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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