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수원/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전 국민’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에 대해 “책임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한 가운데 이 지사를 비롯한 여권 인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일 개인 페이스북에서 “홍남기 부총리님께서 국정동반자인 경기도지사의 언론 인터뷰를 확인도 안 한 채 ‘철이 없다’는 미래통합당 주장에 동조하며 책임 없는 발언이라 비난하신 것은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재정건전성 때문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 못 하는 것은 아니라며 지급 여력이 충분함을 강조한 것”뿐인데 “이 발언을 비틀어 제가 ‘재난지원금을 100번 지급하자’거나 ‘100번 지급해도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왜곡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또 “존경하는 홍 부총리님께서 ‘철없는 얘기’라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 지사가 30만원씩 50번, 100번을 (전 국민에게) 줘도 재정 건전성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주 철없는 이야기죠”라는 임이자 통합당 의원의 질문에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자칫 잘못하면 국민들한테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다”며 “(재난지원금은) 어려움을 겪는 계층에게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 2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사가 ‘전 국민’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고 강조한 발언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 지사와 달리 ‘선별적’ 지원을 주장해왔던 진성준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도 홍 부총리를 비판하고 나섰다. 진 위원장은 이날 개인 페이스북에 “참으로 경솔한 답변”이라며 “홍 부총리는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분이니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하는 소신이 있을 법도 하다. 그러면 논거를 들어 입장을 밝힐 일이지 분별없는 비난에 동조할 일이냐”고 따져 물었다. 진 위원장은 “저는 기왕에 2차 재난지원금을 중하위 소득계층에 지급하면 좋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면서도 “정책적 이견은 합리적으로 토론하고 설득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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