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당·정·청과 거리두기, 거침 없는 이재명의 ‘코로나 정치’

등록 2020-12-22 16:15수정 2020-12-22 16:49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코로나19 3차 대유행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방역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코로나19 3차 대유행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방역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당·정·청보다 한발 앞선 방역조치와 의제설정에 승부수를 걸면서 거침없이 ‘코로나 정치’를 펼치고 있다. 이 지사의 적극 행보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워낙 위중한 까닭도 있겠으나, 3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을 망설이는 당·정·청과 차별화하며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셈범도 읽힌다.

“홍남기 장관, 뿌듯하십니까?”…재정관료와 각 세워 개혁성 강조

이 지사는 22일 페이스북에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가 한국의 일반재정수지 적자는 42개 주요국 가운데 4번째로 작다고 밝혔다”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뿌듯하시냐”고 따져 물었다. 이 지사는 “어려운 국민들 삶을 돌보지 않아 재정 손실이 적었다는 사실에 수치심을 느껴도 모자랄 판”이며 “전쟁 중 수술비 아낀 건 자랑이 아니라 수준 낮은 자린고비임을 인증하는 것”이라고 홍 부총리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세계 각국이 재정을 쏟아붓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상대적으로 지출을 아낀 것을 꼬집으며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촉구한 것이다.

이 지사가 홍 부총리와 각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지사는 지난 8월 ‘2차 재난지원금’을 둘러싸고 홍 부총리와 설전을 벌이며 ‘보편 지급’ 대 ‘선별 지급’ 논쟁을 주도하기도 했다. 결국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선별 지원 방침을 수용했지만 끝까지 “백성은 가난보다도 불공정에 분노하니 정치에선 가난보다 불공정을 더 걱정하라”는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날을 세웠다. 지난 10월에도 이 지사는 지역화폐 효과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연구 독립성’을 해쳤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한편으론 정책 브랜드를 알리는 홍보 효과도 톡톡히 봤다.

이 지사의 이런 행보는 자신의 주특기인 ‘개혁성’을 과시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성장률·재정건전성·국가신용등급·장기적 복지지출 계획 등을 두루 고민하며 보수성을 띠는 재정관료를 저격하면서 현 정부와의 차별성을 드러내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삼는 차기 리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뜻이다.

‘5인 이상 집합금지’ 앞장서 제안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를 둘러싸고도 이 지사는 특유의 전투력을 과시하고 있다. 당·정·청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3단계 격상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사가 선제적으로 3단계 격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며 말을 아끼고 있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 지사는 지난 13일 경기도 내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는 조치를 먼저 검토하다가 중앙정부로부터 경기도의 ‘단독 격상’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기도 했다. 이후 이 지사는 지난 17일 수도권 내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제안해 결국 서울시와 인천시의 동참 결정을 얻어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가 3단계 격상에 유보적 태도를 보이는 사이 이 지사가 공격적으로 치고 나가는 모양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의 차기 대선 주자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이 지사는 ‘코로나 리더십’을 통해 최근의 지지율 오름세를 굳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중앙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고 새로운 제안 던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부족한 치료 병상 확보를 위해 지난 13일 민간시설에 대한 첫 긴급동원 조치에 착수한 것도 그 일환이다. 지난 21일에도 이 지사는 “의료인력 긴급동원 행정명령”을 언급하며 행정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이 지사의 발빠른 조처에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가령 전국적 단위에서 준비 중이던 ‘5인 이상 집합금지’ 같은 방역 지침을 경기도 및 수도권에 한정해 앞질러 발표하는 등 자신의 성과를 부각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 지사의 장점인 민첩한 판단력은 잘 알고 있지만 지금 같은 엄중한 상황에서 속도 경쟁이 가장 중요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김민전에 “잠자는 백골공주” 비판 확산…본회의장서 또 쿨쿨 1.

김민전에 “잠자는 백골공주” 비판 확산…본회의장서 또 쿨쿨

중립인 척 최상목의 ‘여야 합의’…“특검도 수사도 하지 말잔 소리” 2.

중립인 척 최상목의 ‘여야 합의’…“특검도 수사도 하지 말잔 소리”

원희룡·이용…뺏지 없는 국힘 당협위원장들 “매일 관저 앞으로” 3.

원희룡·이용…뺏지 없는 국힘 당협위원장들 “매일 관저 앞으로”

박종준 빠져도, 경호처 ‘김건희 라인’ 건재…“저항 명분 삼을 수도” 4.

박종준 빠져도, 경호처 ‘김건희 라인’ 건재…“저항 명분 삼을 수도”

천공 “윤석열, 하느님이 점지한 지도자…내년 국운 열린다” 5.

천공 “윤석열, 하느님이 점지한 지도자…내년 국운 열린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