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개헌 구상은-
김재원 “개헌안 제안할 수 있다”
‘4년 중임’보다 ‘분권형 대통령제’ 무게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선출, 총리는 국회에서 선출
친박 정종섭 의원, 최근 오스트리아 방문
김재원 “개헌안 제안할 수 있다”
‘4년 중임’보다 ‘분권형 대통령제’ 무게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선출, 총리는 국회에서 선출
친박 정종섭 의원, 최근 오스트리아 방문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개헌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박 대통령의 ‘개헌 구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전 청와대 브리핑에서 “개헌안을 논의할 때 지지부진하거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논의가 진척 안 되면 대통령이 보다 많은 의사를 표현하고 의지를 밝힘으로써 개헌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며 “대통령께서 개헌 논의를 주도하셔야 한다”고 밝혔다. 또 김 수석은 정부가 대통령 명의의 개헌 발의안을 낼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국회의 논의 과정을 봐가면서 헌법 개정 제안권자로서 대통령이 헌법 개정안을 제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정부 주도 개헌 방침은 개헌 논의 과정에서 국회와의 갈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 수석은 권력구조 등 개헌안에 담길 내용과 관련해선 “현재의 의석 구조와 국회 구조, 정치 현실상 어떤 정부 형태가 맞는 것인지는 지금부터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회의원들의 많은 토론과 논의 끝에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국민의 생존권 등 기본권 강화 등을 뼈대로 한 개헌 추진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박 대통령의 의중은 당시와 차이가 있어 보인다.
청와대 안에서는 개헌 공론화를 ‘시기의 문제’로 보고 개헌안 준비를 진행해왔는데, 4년 중임제보다는 대통령과 총리가 각각 외치·내치를 담당하는 이른바 ‘분권형 대통령제’ 쪽에 무게를 더 싣는 것으로 전해진다. 4년 중임제는 임기에 쫓기는 현행 5년 단임제의 ‘폐해’를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헌법학자 출신 정종섭 새누리당 의원이 줄곧 분권형 대통령제를 강조해온 것도 박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의원은 최근 오스트리아를 방문해, 대통령은 직선으로, 총리는 의회에서 선출하는 ‘오스트리아식 내각제’에 대해 현지 의회 관계자들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달 초 기자들과 만나 “독일식 내각제가 지구상에서 마련된 최고의 의회제도 권력구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독일의 대통령은 의회에서 간접선거 방식으로 선출된다. 새누리당 내 친박근혜계 일부에선 분권형 대통령제를 정권 재창출 방안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직선 대통령으로 세우고, 친박계 중진의원이 책임총리를 맡아 정권을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을 장악한 박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공약에서 개헌안에 “국민의 생존권적 기본권 강화”를 포함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이번에 “임기 내 개헌 완수”를 선언한 점에 비춰 권력구조 개편만 다루는 ‘원포인트’ 개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청와대 안에서 나온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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