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5일 거듭 비대면 원격 의료 체계를 신속하게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가을께로 예상하는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전에 서둘러 체계를 갖추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여전히 지속하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보호하고, 향후 예상되는 2차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비대면 진료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라며 “이는 의료 영리화와는 상관없고, 의료진의 안전과 환자의 진료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공공성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2월 코로나19 유행과 함께 정부가 일시적으로 허용한 전화 진료의 성과를 비대면 진료 체계 구축의 근거로 들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집계한 코로나19 전화상담·처방 현황(2월24일~5월10일)을 보면, 전체 상담·처방 26만2121건 중 11만995건(42.3%)이 의원급에서, 11만6993건(44.3%)이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에서 이뤄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화진료는 지금까지 석 달 이상 운영되면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중요한 성과를 냈다. 환자에게 도움이 됐고, 의료진 안전에도 도움이 됐다. 특히 60살 이상 고령환자나, 고혈압, 당뇨 환자 등 코로나19 상황에서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라며 “(전화진료는) 대형병원 위주로 이뤄질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동네 병원에도 상당한 수의 전화진료가 이뤄졌다”라고 말했다.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도 “일상화한 방역의 시대에 비대면 진료 확대와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 발굴 등 보건의료 대책의 과감한 중심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청와대는 정부와 비대면 의료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국회에서 관련 법 재·개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늦출 일은 아니다”라며 “21대 국회가 개원하는 대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비상경제회의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을 통해 비대면 의료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날 노영민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등 청와대 3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긴급재난지원금을 모두 기부하기로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3실장 모두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라며 “노 실장은 ‘착한 기부, 착한 소비’, 김 실장은 ‘기부도 소비도 착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