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9일 오전 국방부에서 공군 성추행 피해자 사망사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뒤 사죄의 인사를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 합동수사단(합수단)이 성추행 피해를 당한 뒤 숨진 공군 이아무개 중사 사건과 관련해 부실 대응의 ‘핵심 책임자’ 가운데 하나인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의 피의자 신분 전환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합수단은 전 실장을 비롯해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내사해온 공군법무실 핵심 간부 3명의 피의자 전환 여부를 검토 중이다. 군 내부에선 피의자 전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실장은 지난 3월 성추행 사건의 초동수사를 맡았던 공군 제20전투비행단 군 검찰 등을 총괄하는 공군법무실의 수장으로서, 초동 부실수사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돼 왔다. 성추행 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중대한 사건이 벌어졌다면 상부에 곧바로 보고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중사 사건을 제대로 변론하지 않은 혐의로 조사를 받는 국선변호사도 공군법무실 소속 단기 법무관이다. 전 실장이 공군참모총장의 핵심 참모라는 점에서 피해자 사망 전후 제대로 보고가 이뤄졌는지도 반드시 규명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그런데도 전 실장에 대한 수사는 사건의 중간수사결과 발표가 있었던 지난 9일에야 본격화됐다. 합수단은 지난달 16일 전 실장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은 전 실장이 소환조사에 응한 9일에야 이뤄졌다. 전 실장은 합수단으로부터 세 차례의 소환조사 통보를 받고도 응하지 않다가 뒤늦게 참고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조사를 받았다. 합수단은 전 실장에 앞서 공군법무실 소속 고등검찰부장(중령)과 보통검찰부장(소령) 등 2명에 대해 압수물 포렌식과 소환조사를 마무리했다고 알려졌다.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기점으로 사건 수사가 ‘윗선’까지 올라가는 모양새여서, 그동안 지적된 ‘꼬리 자르기’식 군 수사의 한계를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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