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1주기를 하루 앞둔 2022년 5월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추모의 날에 신옥철 공군참모차장 등 참석자들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전익수 녹취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변호사가 2심에서 징역 2년으로 감형됐다. 그는 공군 성폭력 피해자인 이예람 중사 사건이 알려지자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이 언급되는 거짓 녹취록을 꾸며내 군인권센터에 제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원범)는 22일 증거위조·위조증거사용,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변호사 ㄱ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위조증거사용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며 형량을 1년 줄인 것이다. 재판부는 “증거인멸죄 등은 형사∙징계사건에 한정되고 타인 간의 징계사건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군인권센터는 수사기관으로 볼 수 없기에 (조작된) 자료를 제공한 행위는 증거사용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형법상 위조증거사용죄는 국가의 형벌권을 보호하려는 목적인데, ㄱ씨로부터 위조된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제보받은 군인권센터는 국가기관이 아닌 민간단체라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ㄱ씨에 대해 재판부는 “개인적 보복을 달성하기 위해 이예람 중사 사건을 이용했고 이로 인해 이 중사의 사망을 애도하고 철저한 수사를 열망한 국민에게 허탈감을 줬다”면서도 “군인권센터, 이 중사의 유족 등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ㄱ씨는 공군 수사책임자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이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를 무마한 것처럼 녹취록을 조작해 군인권센터에 넘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중사는 2021년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고 2차 가해에 시달리다 같은 해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안미영 특별검사팀의 수사결과, ㄱ씨가 군인권센터에 넘긴 녹취록은 텍스트음성변환(TTS) 장치를 써 기계가 사람 목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ㄱ씨가 당시 징계권자였던 전 전 실장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ㄱ씨는 2016년부터 3년 동안 공군 8전투비행단 법무실에서 일하다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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