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예람 중사 특검팀,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에 징역 2년 구형

‘명예훼손’ 공보장교에게는 징역 5년 구형

고 이예람 중사 관련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21일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가 스스로 숨진 지 2주년이 되는 가운데, 이 중사 사망 사건 이후 책임자들에 대해 최대 징역 5년이 구형됐다. 피고인들이 재판에 넘겨진 지 8개월 만이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 심리로 열린 결심 재판에서 안미영 특별검사팀은 전익수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에게 징역 2년을, 전 전 실장에게 수사 상황을 유출한 양아무개 군무원에 대해선 징역 2년 6개월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중사는 상관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한 뒤 2021년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국방부 수사가 진행됐으나 전 전 실장을 불기소 처분하는 등 ‘부실 수사’ 의혹이 불거져 국회가 지난해 4월 ‘고 이예람 중사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특검팀은 100일 동안 18회 압수수색하고 164명을 조사해 같은 해 9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사가 숨진 뒤인 2021년 7월, 전 전 실장은 수사 상황을 유출한 양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군 검사 ㄱ씨에게 전화해 정당한 사유 없이 위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공판에서 특검팀은 “전 전 실장의 행위는 군 조직의 수직적·폐쇄적 특성을 보여주는 권력형 범죄이자 군 수사기관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전 전 실장 쪽 변호인은 최후진술에서 “피고인은 ㄱ씨의 자유로운 의사에 어떠한 침해나 억압, 제한도 없었기 때문에 위력행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전 전 실장의 휴대전화를 검찰이 압수한 것과 관련해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에 썼던 내용은 범죄사실과 달라 불법 수집된 증거이므로 증거 능력이 없다”고 했다.

한편, 당시 공군본부 공보담당 장교였던 정아무개씨는 피고인 3명 가운데 가장 높은 징역 5년을 구형받았다. 정씨는 공무상 알게 된 수사 정보를 누설하고 이 중사의 사망 원인을 남편과의 불화인 것처럼 꾸며 기자들에게 전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팀은 “의혹 해소에 힘써야 할 공보 장교가 사망 원인을 왜곡하고 악의적인 거짓말을 퍼트려 피해자 배우자에게 심각한 2차 피해를 가했다”며 “진실을 은폐해 책임을 모면하려는 구태의연한 (군의) 행태를 답습하는 것으로, 국민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 중사 아버지 이주완씨는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예람이가 하늘 천사가 된 지 725일째, 고통받게 된 지 806일째 되는 날”이이라고 말했다. 혐의 일부를 부인하는 피고인들에 대해 “법이나 기존 판례를 근거로 행위는 잘못했지만 죄는 아니라고 말한다”며 “재판부가 엄벌로 비극이 반복되는 것을 막아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선고 재판은 오는 6월29일 오후 1시40분에 열린다.

권지담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