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검찰, ‘직무유기 혐의’ 공군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사 기소 권고

공군 양성평등센터장은 직무유기 혐의
군 수사심의위원회 심의·의결

한겨레 자료사진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성추행을 당한 뒤 숨진 공군 고 이 중사 사건과 관련해 이 중사의 국선변호사와 공군 양성평등센터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것을 권고했다.

국방부는 23일 보도자료를 내어 전날 국방부 본관에서 열린 6차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이들을 포함해 3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심의위에서는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장과 법무실 소속 국선변호사의 직무유기 혐의와 성폭력 피해 뒤 이 중사가 전입한 15특수임무비행단 간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심의를 진행했다.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는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사흘 만인 3월 5일에 인지했으나 한 달이 지난 4월 6일에서야 국방부 양성평등정책과에 신고를 했다. 이때도 ‘월간 단위 평가 보고서’에 포함해 구체적 내용 없이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양성평등센터장은 지난달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나와 “지침을 미숙지했다”고 답해 비판이 쏟아졌다.

공군 법무실 소속 국선변호사는 사건 초기 이 중사와 한 차례도 면담하지 않는 등 부실 변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단은 또 이날 회의에서 이 중사 유족이 추가로 고소한 제15특수임무비행단 레이더정비반장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할 것을 권고했다. 레이더정비반장은 성추행 피해 뒤 지난 5월 18일 부대를 옮긴 이 중사에게 불필요한 전입절차를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심의 결과는 의견서 형태로 국방부 검찰단에 전달되며, 검찰단에서는 이 의견을 존중해 처분할 예정이라 국방부는 밝혔다.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의 의견은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국방부 장관이 제정한 수사심의위 운영지침은 이를 존중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들은 곧 기소될 전망이다.

한편 군 검찰은 이날 15비행단에서 이 중사에게 방역지침을 위반했다며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강요하고 질책성 지도를 한 운영통제실장을 징계 의뢰했으며, 전입자에게 과도한 개인정보와 번거로운 전입 인사를 요구한 15비행단에 시정 조처를 요구했다고 보고했다.

김지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