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노동당 중앙위 8기5차 전원회의(6월 8~10일)에서 외무성 제1부상이던 최선희가 외무상, 외무상이던 리선권이 노동당 통전부장에 임명됐다고 <노동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최선희는 50대(1964년생), 리선권은 60대(출생연도미상)다. 70~80대 고령 현직자가 수두룩한 북한의 인사 관행에 비춰, 세대교체형 인사다. 최선희는 북한 최초의 여성 외무상이자, 대미 외교 전담 간부 출신 첫 외무상이다. 대미 ‘핵외교’의 상징적 인물인 강석주·김계관은 외무상을 맡은 적이 없다.
리선권 노동당 중앙위 통일전선부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최선희와 리선권은 ’젊은 피’이자 ‘싸움닭형 협상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정세가 대결에서 협상으로 대전환하던 2018~2019년에 최선희는 미국 대북특별대표인 성 김과 스티브 비건의 상대역으로, 리선권은 남-북 고위급회담 단장으로 활약했다. 최선희는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정상회담 취소 빌미가 된 ‘독설 담화’의 주인공이고, 리선권은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때 남쪽 기업인한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고 했다는 언론 보도로 악명을 떨친 인민군 출신의 독설가다. 당장은 대결적 행보를, 중장기적으론 협상 국면으로 전환까지 염두에 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복잡한 속내가 투영된 인사일 수 있다.
조용원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조직 담당 비서 겸 노동당 조직지도부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한편, 조용원은 기존의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조직 담당 비서에 이어 이번 회의에서 노동당 부장 가운데 서열 1위인 조직지도부장에 임명돼 명실상부한 ‘2인자’ 자리에 올랐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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