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겸 합참의장은 취임사 원고에서 ‘적’을 붉은색으로 강조했다.
김승겸 신임 합동참모의장이 취임사에서 ‘적이 도발한다면, 가차 없이 응징해 반드시 처절한 대가를 치르게 하고 적이 도발로 얻을 것이 없다는 점을 뼛속까지 각인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사가 담긴 배포자료에는 ‘적’이 붉은색으로 강조됐다.
김 의장은 5일 취임식에서 “군대의 존재 목적은 유사시 전장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며 “오직 적을 바라보고 침과대적의 자세로 항상 전투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침과대적(枕戈待敵)은 창을 베고 적을 기다린다는 뜻으로 언제나 전투태세를 유지하는 군인의 자세를 강조하는 표현이다. 김 의장의 취임사에는 붉은색으로 표시된 ‘적’이란 표현이 4차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합참의장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김승겸 신임 합참의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그는 “전투준비의 핵심은 전투적 사고와 강한 훈련”이라며 “육군·해군·공군, 해병대의 불굴의 전투 의지와 능력을 합동성 발휘를 통해 전투력으로 결집해 전장에서 적을 압도하고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핵·미사일능력을 증대시키며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과, 첨단 군사력을 확충하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주변국들을 거론하며 우리 안보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고 안보 상황을 평가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조건에 기초해 체계적·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취임식에 앞서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김 의장에게 임명장과 삼정검 수치(끈으로 된 깃발)를 줬다. 국회 원 구성이 늦어져 김 의장은 합참의장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6년 이래 처음으로 인사청문회 없이 취임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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