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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허’ 찔린 남, 뒤늦게야 공개

등록 2006-07-07 18:57수정 2006-07-07 22:18

북 미사일 발사 이틀전 군사접촉 제의
북한이 미사일 발사 이틀 전인 지난 3일 우리 쪽에 군사분야 접촉을 제의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한쪽에서는 대대적인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군사 실무 접촉을 제의한 것은 ‘이중 플레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이런 제의가 미사일 발사 시점에 대한 우리의 정보판단을 흐리게 하는 데 ‘기여’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중플레이”-“술수로 보기엔 격 낮다” 엇갈려
열차 시범운행 연기등 대북불신-정보판단 혼선

평양 시민들이 7일 거리의 상점에서 아이스크림 등 간식거리를 사먹고 있다. 평양/교도 연합
평양 시민들이 7일 거리의 상점에서 아이스크림 등 간식거리를 사먹고 있다. 평양/교도 연합
북한의 회담 제의와 우리쪽 조처=북쪽은 3일 오후 2시 전화통지문을 통해 ‘7일 오전 10시 판문점에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연락장교 접촉을 열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만 이틀이 지나기도 전인 5일 새벽 북한군은 미사일을 쏘아올렸다.

문성묵(대령)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차석대표는 “미사일 시험발사를 목전에 두고 그런 접촉을 제안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유감”이라며 “이에 따라 현 상황에서 연락장교 접촉을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런 내용을 전통문에 담아 6일 오후 4시 북한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이런 조처를 두고 “우리도 (국민들한테) 필요한 것은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으로부터 전통문을 받은 지 나흘 만인 7일에야 이를 공개한 것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접촉 제의 목적은?=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의 제안이 고도의 술수라면, 장성급 회담이나 실무회담이 아닌 (격이 낮은) 연락관 접촉이겠느냐”며, 북한의 이중플레이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국방부·통일부 등 관계부처의 분석 결과, 남북경제협력위원회 핵심 사안인 경공업 원자재 지원과 연계된 군사보장 문제를 거론하려 한 것으로 파악했다는 설명이다. 원자재 수요가 급한 북한의 대남사업 부서에서 군부에 남쪽과 대화에 나서라고 등을 떠밀었고, 군부가 마지못해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접촉을 제안한 것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그러나 백승주 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의도는 계획된 일련의 조처로 봐야 한다”며 다른 견해를 내놨다. 북한은 미사일이 발사되면 한반도 주변에 긴장이 극단적으로 조성될 것으로 판단해 자신의 미사일 발사를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고, 그 자리를 통해 미사일 발사의 정당성과 긴장을 완화하는 모양새를 갖추려고 했다는 해석이다. 반면에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미사일 발사가 미국과 일본을 향한 압박용이라면, 접촉 제안은 대남용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불신과 정보판단 혼선=이번 사건은 지난 5월 철도 시범운행의 일방적 연기에 이어 다시 한번 북한 군부가 한국 정부를 난처하게 만든 것이다. 철도 시범운행 연기 직후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군부의 반발 등 북한 내부 정책과정에 혼선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사태에서도 북쪽이 전통문을 보낸 3일은 이미 동해 북부 해상에 항해금지령을 내리는 등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최고조에 이른 시기다. 한국 정보당국은 당시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감지했으나 날씨 등을 이유로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50 대 50으로 낮춰 봤다고 한다. 여기에 북한이 7일에 연락관 접촉을 하자고 제의한 이상 그 사이에는 미사일을 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음 직하다. 정부의 공식 설명은 연락관 접촉제안 수준을 높게 보지 않았기 때문에 미사일 정보판단에 혼선을 초래하지는 않았다는 것이지만, 최소한 부분적으론 영향을 받은 셈이다.


김도형 이용인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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